五感으로 이야기하는 청두만의 발효스토리를 찾다! 成都! - AMORE STORIES
#2016 팀장혜초
201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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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感으로 이야기하는 청두만의 발효스토리를 찾다! 成都!

혜초
칼럼

혜초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팀장 혜초가 들려주는 현지 이야기

五感으로 이야기하는
청두만의 발효스토리를 찾다! 成都

박유현 님
중국 청두

청두(成都)에 온지 보름이 지났네요. 이제야 거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첫 일주일은 숙소와 학원을 결정하는 것 때문에 고생을 좀 했는데요. 중국인들의 협상력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기 때문입니다. 결정하기 전까지는 세상을 다 줄 것처럼 상냥하지만, 결정을 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다른 조건들이 붙게 됩니다. 처음부터 잘 알아보고 협상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경우가 생기니 밀당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더라고요.

저의 첫번째 칼럼 주제는 "발효 스토리"입니다.
"발효"는 세계 어디서나 우리 생활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며, 음식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요거트, 나또, 김치, 치즈, 장 등이 대표적이죠. 화장품에서도 발효는 중요한 스토리 중 하나입니다. 사실 발효화장품은 3~4년전부터 꾸준히 성장해왔는데, 최근 유독 화제가 되는 이유는 아마 안전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멜라닌 분유파동, 냉동 독만두, 지진 등 최근 안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저자극, 친환경 화장품이나 식품 등이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발효도 이에 적합하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발효란, 미생물이 갖고 있는 효소가 유기물을 분해시켜 이로운 성분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말합니다. 무엇보다 피부 모공 크기보다 최고 1/5만배 작은 미세한 입자 성분을 만들어내는 유일한 자연과학이며 효능을 극대화 시킨다는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생소하리만큼 진귀한 천연원료와 기술의 결합으로 발효화장품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즉, 자극 없는 내츄럴한 효과와 안전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며 천연과 한방이라는 키워드를 잘 충족시켰기 때문입니다. (한국산 생리대(기저귀), 한국산 화장품, 한국산 식품 등이 각광을 받는 이유도 되겠죠?)

사실 중방은 한방의 뿌리라고 할 만큼 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어 우리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사의 설화수, 려 그리고 LG생활건강의 후, 숨, 윤고(제비집)가 인기 있는 것은 발효에 대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국의 패션과 트렌드한 한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중국에 출장을 올 때마다 느낀 것은 이곳 기술과 경제 성장이 워낙 빠름은 물론이고, 무엇이든 빠르게 벤치마킹하여 자국화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한류가 사라진 후에도 우리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The story of a Singularity'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아시아의 아름다움은 서구권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독특함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저도 려 브랜드를 하면서 무엇보다 특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고려인삼, 아시아 감성을 담은 향 등 한방 발효 스토리를 어떻게 하면 차별화할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청두에 왔으니 청두에서만 찾을 수 있는 발효스토리를 담은 브랜드를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물론 카테고리는 다르지만 그 속에서 작은 해답을 찾을 수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1. 수정방(水井坊)

수정방 웰베이 : 청두가 위치한 쓰촨성에는 담배를 대접하는 문화가 있으며, 청두의 유명한 관광지 모습을 담은 육각형의 재떨이가 술병 아래쪽에 결합되어 있는 디자인

그 첫 번째는 바로 "수정방(水井坊)" 입니다. 다들 한번씩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특히 술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더더욱 잘 아실 텐데요. 저는 그저 중국에서 유명한 술 종류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특이한 점들이 많더라고요.

1) 365일 중 300일 흐리고 눅눅한 날씨 때문에,
2) 14세기 원나라 때 지어진 대규모 양조장 유적이 발굴되면서 그 유적지에 배양균인 효모가 살아있는 채로 발견된 덕분에
3) 5가지 곡물의 배합과 효모, 숙성 기술에 따라 전체의 36%를 차지하는 중요한 재료 중의 하나인 수수를
5) 1.5m의 흙구덩이에서 90일간 발효하며,
6) 와인처럼 몇 년 산인지는 중요하지 않은데 그 이유는 35도씨를 넘지 않게 관리하여 술을 파내고 4~5년 발효 후 블렌딩을 하기 때문에 블렌딩 기술이 더 중요하며,
7) 지금도 옛 방식을 살려 포장을 제외한 모든 과정이 1,600여명의 장인의 손을 거치는 술이라고 합니다. (사실 기술을 숫자로 최적화하여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8)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감성, 즉 향에 대한 기억을 고객들에게 남긴다는 것인데 저도 시음해봤지만 잔을 기울이며 입안에 들어가는 순간순간마다 각각 다른 향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왜 눈, 코, 입, 위(胃), 심(心)으로 즐기라고 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향으로 기억하는 브랜드는 참으로 잊기 힘들다고 하는데 더불어 역사적 가치를 가장 중요시 생각하며 장인정신과 예술성까지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수정방은 앞으로 중국을 넘어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수정방 박물관 : 1998년 발견된 600년전 수정방 증류소에선 지금도 술을 생산 중(좌) / 수정방은 발효중(우)


2. 두반장(豆瓣酱)

  • 만년장 시장에서 판매하는 맵디매운 고추들(좌)과 두반장으로 유명한 청두 피시안 마을(우) / 사진 출처 : 네이버)

바로 쓰촨 요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쓰촨성 전역에서 만들지만 사실상 1) 청두 근교의 피시안 마을 것을 최고로 칭한다고 합니다. 사실 그 재료의 깊은 맛과 향을 알려면 시장에 가보아야 한다고 하죠. 그래서 만년장 시장에 가봤는데요(전 사실 쇼핑몰보다 시장을 좋아합니다). 가기까지 지하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며 거의 반나절을 소비했습니다(아직까지 바이두 지도를 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병음을 모르니 매번 네이버에서 확인하고 붙여쓰기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가서 보면 브랜드에 참고할만한 어느 것 하나라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되면 후에 피시안 마을도 도전(?)해볼까 합니다.

시장 안에는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매운 향취가 가득한데요. 2) 두반장은 불그스름한 갈색을 띠고 있는데 말린 빨간 고추, 소금, 그리고 발효시킨 잠두로 만든 장입니다. 보통 장을 담그면 대두를 사용하는데 잠두를 사용한다니…… 처음 들어보는 콩인데요. 잠두란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 시대에 이미 재배되어온 식물로, 그 역사는 매우 길지만 중국이 최대 생산국으로 전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누에처럼 생겼다고 해서 누에콩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 잠두를 발효시켜 두반장을 만든다고 보면 됩니다.

3) 두반장은 들어가는 재료와 가짓수가 많지 않지만 그 매운 정도나 향미가 매우 다양한데 길고도 세심한 발효 및 숙성 과정에 따라 각각의 단계 하나하나가 몇 달에서 2년, 심지어 그 이상 걸리기도 하며 4) 숙성되는 과정은 직접 손으로 저어주어야 한다고 하니 그 수고로움이 대단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반장은 발효가 완성된 후에 다른 중국 된장과는 달리, 콩의 잘린 조각이 장에 남아 있어 '또우반장'이라고 불리고 여기에 마른 고추 등을 넣어 다시 한번 발효를 시킨 것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두반장이라고 보면 됩니다.

자세히 보면 5) 콩의 잘린 덩어리와 고추씨 등이 그대로 보입니다(꼭! 확인해보세요). 이제 쓰촨에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마파두부, 훠궈, 탄탄면 등을 먹을 때는 두반장의 스토리를 생각하며 도전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려도 발효 과정에 따라서 샴푸 향과 기능을 달리 할 수 있는지 연구소에 확인해봐야겠네요.

3. 주예칭(竹淸芽)

  • "군자지교담약수(군자의 사귐은 담백하기가 물과 같다는 뜻으로 군자의 사귐은 물을 마시는 것처럼 담백하기 때문에 영구히 변하지 않는다는 뜻)"성어를 인용하여 물을 죽엽청으로 변경 인용한 광고

중국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찻잎을 생산한 국가이며, 매일같이 차를 마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어느 매장에 가던 보온병과 물통은 넓은 진열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차에 대한 발효 스토리를 이야기 하자면 너무나도 유명하고 귀한 차들이 많지만 이른봄에 1) 청두 아미산에서 채취한 차로 가장 대중적인 녹차를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아미산에 있는 낙산 대불은 여행지로 유명하지만 이곳의 차도 있다는 사실! 한때 상표등록권으로 소송이 일어나기도 할 정도로 가장 잠재력을 가진 차 품종이자 회사 명칭이기도 합니다. 해발 800~1,200미터가 되는 아미산의 허리 중심에서 일년 내내 운무가 피어오르고 비죽이 무성한 곳에서 자라난다고 합니다.

2) 보통 청명 3~5일전에 채취하는데 신선하고 연함은 물론 크기가 일치해야 합니다. 3) 고온의 살청(녹색을 유지하기 위함)과 삼초(세번 덖음) 삼량(세번 열 식히기) 등의 여러 과정을 거쳐야 되며, 4) 대나무 잎을 닮은 것이 최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스토리보다는 찻잎의 비쥬얼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중국의 국보인 팬더가 가장 좋아한다는 쓰촨성 대나무, 모든 공원에 대나무 숲이 많은 청두 지역과 닮아 찻잎모양도 특이한 건지도 생각해봅니다.

외형은 납작하고 곧은 형태이며 약간 가늘고 긴 모양을 하고 있는데 파릇파릇한 댓잎 같은 모양에 착안하여 이름도 만들어졌는데 신기하게도 물을 부으면 풀잎처럼 길게 생긴 찻잎들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나 둘씩 세로로 일어 서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위쪽으로 떠오릅니다. 5) 마치 물속에서 수초들이 한들한들 움직이는데 저에게 있어서는 마시는 것보다 보는 것이 더 즐거웠던 차네요.

20세기에 세워진 인민공원에 위치한 학명 찻집

청두 사람이 되려면 여유를 즐기며 차를 마셔봐야 한다고 하죠. 대나무 바람이 산들산들 부는 두보초당이나 왕지앙루(望江樓) 공원, 칭양궁(靑洋宮)은 관광지이기 전에 차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전형적인 교류가 일어나는 장소로 공원에 마련된 거대한 차관(茶館)이 많습니다.

차를 마시는데 격렬하게 토의를(제가 보기엔 성조 때문에 싸우는 것처럼 보였지만)하거나 말없이 마작이나 카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특히 인민공원에 있는 학명 찻집은 20세기 초에 공씨 집안에서 세운 곳으로, 민국시기에 소성공원에 있던 5대 찻집 중 최고이며 지금까지도 가장 역사가 긴 곳이라고 하니 여러분도 여유를 즐기면서 꼭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또 이곳 청두에서는 중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많은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데요(중국 내 2,000여개의 스타벅스가 있는데 곧 미국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합니다). 최근 청두에서 '2016년 스타벅스 파트너 가족교류회'를 열었는데 커피를 마시지 않는 마윈(馬雲)회장이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가 스타벅스를 찾는 이유는 고급문화를 이끄는 주최가 될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보내는 소비자들을 관찰하기 위해서라고 했답니다.

물론 아직도 차에 대한 문화가 그 어느 나라보다 뿌리 깊은 곳에 밖혀 있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커피 공룡인 스타벅스가 차(茶)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차 전문 브랜드인 '티바나(tebana)'제품을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결국 스타벅스는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라 문화코드를 소비하기 위함 인만큼 어쩌면 서로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원하는 중국인들에게 그 매개가 되는 것이 커피이든 차이든 상관없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두에선 아미산 낙산대불도 좋지만 스타벅스보다 찾기는 어려워도 팬더를 생각하며 '죽엽차관'에 꼭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청두에서 만난 발효 컨셉을 담은 술, 장, 그리고 차에 대해서 이야기를 드렸는데요. 독특한 스토리는 무엇보다 강한 생명력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랜 기간 고객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브랜드가 될 수 있는 길이기도 하죠. 제가 나름 번호를 매겨 놓은 이유는 눈치채셨으리라 봅니다. 기술이 평준화되면서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감성적인 스토리는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려 브랜드 또한 오감을 더해 심미적으로 더 깊고 촘촘하게 흥미로운 스토리로 다듬어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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