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사막과 낙타 이야기 - AMORE STORIES
#2016 혜초
201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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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사막과 낙타 이야기

혜초
칼럼

혜초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도시 혜초들이 들려주는 현지 이야기

중동의 사막과 낙타 이야기

윤여민 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안녕하세요. 두바이 도시 혜초 윤여민입니다. 한국은 무더위가 물러가고 시원한 바람이 분다니 참 시간이 빠른 것 같습니다. 저도 이 곳 두바이에 와서 인생 첫 라마단을 무사히 보냈고, 40도가 넘는 무더위가 그리 덥지 않은 것을 보니 그만큼 시간이 흘렀다는 것이겠지요. 세계 각지에서 아모레퍼시픽의 미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중인 다른 혜초 분들과 본사 동료 분들도 환절기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최근 우리에게 중동지역은 '공포'라는 키워드로 다가온 것이 사실입니다. 극악무도한 테러 집단인 IS로 인해 이슬람과 다수의 선량한 중동인들이 졸지에 테러리스트 취급을 받고, 작년 전세계를 강타했던 메르스로 인해 낙타는 절대 피해야 할 동물이 되었습니다. 저 또한 두바이에 오기 전까지 이슬람과 낙타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살고 있는 JBR 근처의 바닷가에는 기념촬영용 낙타를 끌고 다니는 장사꾼이 종종 출몰하여 처음에는 낙타가 제 곁에 다가 오기만해도 소스라치며 도망쳤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중동의 역사에서 이슬람과 낙타는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며, 그만큼 이 지역 사람들에게 밀접하고 친숙한 존재들이라는 겁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여러분께 사파리 투어를 통해 접한 '중동의 사막과 낙타'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두바이 사막 투어의 구성

두바이에 관광 차 오셨던 분들이 한 번씩은 해본다는 사막 사파리 투어는 '단 시간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중동지역을 느낄 수 있는' 아주 괜찮은 투어입니다. 오후 3시즘 출발하여 밤 9시에 일정이 끝나기 때문에 관광객 입장에서는 시간 관리하기가 유용합니다. 또한 600디르함(한화 20만원, 4인 기준, 음식 포함)의 저렴한 가격으로 사막과 낙타를 체험할 수 있으니 살인적인 물가의 두바이에서는 거의 공으로 먹는 투어인 셈이죠. 이마저도 그루폰 같은 소셜 커머스 사이트에서 구매를 하게 되면 더 저렴한 가격에 투어를 즐길 수 있습니다.

투어의 구성은 "픽업 → 사막 투어 장소 이동 → 사막 모터 바이크 → 사막 드라이빙 → 낙타 체험 → 밸리 댄스 및 저녁식사"순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운전기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투어의 퀄리티와 재미가 천차만별이라는 겁니다. 저는 다행히 현지에서 소개를 받아 경력이 18년이나 되는 전문 드라이버와 함께 진행했는데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반대로 불친절하거나 손님을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2. 사막 위를 달리며 느끼는 쾌감, 그리고 인생 Shot

튼튼한 4륜구동 차량을 타고 30분 정도 달려 두바이 외곽으로 빠지자 길가에는 그 동안 보았던 최신식 건물이 아닌 샛노란 사막의 모습이 보입니다. 사막 투어의 첫 출발을 알리는 모터 바이크 체험인데요. 모래가 가득한 사막은 아니고 운전이 가능할 정도의 평지에서 30분 정도 신나게 바이크 드라이빙을 즐기게 됩니다. 이 곳에는 관광객들의 사진촬영을 위한 귀여운 낙타도 있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죠.

다음 장소로 이동하면 본격적인 사막 사파리 투어를 하게 됩니다. 영화와 TV 드라마에서만 보던 광활한 사막을 한 시간 정도 내달립니다. 재미난 것은 평지를 가는 것이 아니라 경사진 사막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역시나 드라이버의 운전 솜씨이고, 같이 탑승한 동승자들의 '리액션' 입니다. 저 또한 함께 탑승한 일행들과 연신 소리를 지르다 왔네요. 중간 중간 사막의 한 가운데에서는 잠시 차량을 세우고 내려서 사막을 몸소 느껴볼 수도 있습니다. 더운 날씨에 뜨겁게 달아오른 사막의 모래를 만져보니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더군요. 많은 관광객들이 이 곳에서 저마다의 포즈와 모션으로 '인생 샷'을 남깁니다.


3. 사막, 두바이 사람들의 생존의 역사

오늘 날의 관광객에게는 이토록 즐거운 사막이지만, 오랜 시간 사막에서 살아온 로컬인들에게 이 사막은 그들의 생존을 위협해왔던 조물주의 선물(?)이기도 합니다. 두바이 사람들은 원래 지금의 사우디 아라비아와 UAE의 국경지대에 있는 리와라라는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애초에 삶 자체를 사막에서 시작한 겁니다. 사막에서는 물을 포함한 식량을 구하기가 힘듭니다. 이들의 주된 식량은 오아시스에서 자라는 대추야자와 낙타 젖, 해안 지방의 어류 등이었는데 이마저도 충분치 않으니 다른 오아시스를 찾아서 목숨을 걸고 사막을 횡단해야 했던 것입니다.

두바이가 우리에게 사치와 향락, 럭셔리의 도시로 알려진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과거 7개의 토후국이었던 UAE가 나라의 체제를 만든 것이 1971년이니 굉장히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석유가 발견되고 나라의 형태를 이루기 전, 이 곳 현지 사람들이 수백 년을 겪어 온 사막에서의 고생과 목숨을 건 사투가 있었기에 오늘 날의 두바이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4. 낙타, 사막에선 넘나 유용한 것!

다시 사막 사파리 투어로 돌아가서, 신나게 사막 드라이빙을 마치면 중동의 상징인 낙타가 우리를 기다립니다. 보기에도 위압스러워 보이는 낙타를 타고 3분 정도 사막 한 바퀴를 돌게 됩니다. 작년 한창 메르스가 유행할 때는 낙타 체험이 사라졌다가 최근 다시 생겼다고 하더군요. 낙타 자체가 굉장히 키가 큰 동물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승차감(?)이 그리 좋지는 않고 약간은 무섭기까지 합니다. 또한 낙타 다리가 길다 보니 사람을 내려줄 때, 한번에 주저앉아 재수없는 관광객은 다치기까지 한답니다. 메르스가 걱정되는 사람들 때문인지 모든 낙타의 주둥이에는 마개를 단단히 동여 메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아밀라아제와의 접촉을 차단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 점이 생깁니다. 많고 많은 동물 중에 왜 하필 낙타가 중동의 대표적인 동물이 되었을까요? 답은 바로 낙타의 유용성에 있습니다. 마치 축구에서 멀티 플레이어로 박지성 선수를 중용했던 퍼거슨 감독처럼 낙타 또한, 로컬인들에게 다양한 방면으로 사용되는 고마운 친구였던 셈입니다.

낙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 등 위에 커다란 혹을 2개 가지고 있는데, 혹 안에는 지방 덩어리가 들어있어 이를 영양분으로 먹이를 수일간 먹지 않아도 낙타의 생존에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 눈썹 또한 굉장히 길어서 사막의 모래먼지가 눈에 들어가는 것을 막아줍니다. 여기에 다른 동물들보다 영리하고 지구력도 있어 뜨거운 사막에서도 사람과 짐을 태우고 수백 Km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죽어서도 가죽은 사람의 장식품에 쓰이고 고기는 식량으로 사용되니 시쳇말로 가성비가 끝내주는 보물인 겁니다. 이 곳 중동지역의 유명한 음식거리 중 하나가 바로 낙타 버거와 낙타 우유라는 사실은 그 반증인 셈입니다.

그렇게 낙타와의 짧은 교감을 마치고 나면 사막 가운데에 펼쳐진 베이스 캠프에서 아랍식 부페와 물 담배를 피며 아랍 전통 밸리 댄스를 구경하게 됩니다. 사막은 오히려 밤이 되면 기온이 떨어집니다. 한 낮에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던 무더위도 어느새 선선하게 느껴질 만큼 기온이 내려가게 되죠. 화려한 복장을 한 무희의 밸리 댄스를 한 시간 즘 감상한 후, 모든 투어의 일정은 끝납니다.

5. 사막과 낙타, 그리고 두바이의 새로운 도전

지금까지 사파리 투어를 통해 짤막하게 '사막과 낙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두바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석유 한 방으로 부자가 된 졸부 국가'가 아닙니다. 그들은 낙타라는 유용한 동반자와 함께 척박한 사막에서 오랜 시간을 생존 해왔습니다. 물론 석유라는 큰 선물을 받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끊임없는 외국 자본 유치, 선진국 벤치마킹(건설, 병원 등의 기간산업), 글로벌 이벤트와 관광객 유치 등 자신들 나름대로의 또 다른 생존 법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인구의 80%가 외국인인 글로벌 국가인 만큼 타 국가에 대한 파급력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기에 아모레퍼시픽 또한 이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려 하는 것이고요.

아무쪼록 이번에 체험한 사막 사파리 투어는 그 동안 책에서만 보아왔던 사막과 낙타를 통해 조금 더 중동과 아랍을 이해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남아있는 기간에도 여러 가지 체험을 통해 두바이 혜초로의 본임을 다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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