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빅데이터가 고객의 행동을 예측한다? - AMORE STORIES
#장샛별 님
201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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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빅데이터가 고객의 행동을 예측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칼럼니스트아모레퍼시픽 캠프아문젠 장샛별 님


칼럼을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장샛별입니다. 칼럼을 통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흥미로운 사례들을 우리의 업무 흐름에 따라 차례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상품이 기획되고 실제로 생산되어 고객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먼저 살펴보고, 직전의 4화에서는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실제로 소비하는 '고객'을 이해하는 데 있어 빅데이터의 사례들을 살펴보았는데요.

 오늘은 지난 칼럼의 마지막에 미리 예고한대로 고객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를 이해/예측하는 부분에 집중해보려고 합니다. 고객이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기본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교적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한다면, 고객의 '행동'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것은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더 가치 있는 Insight와 열매를 우리에게 선사하기도 합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

 최근 많은 마케팅 전문가들은 "전통적으로 행해졌던 인구통계학 기반의 마케팅은 이제 끝났다"라고 강조합니다. 나이나 성별 같이 기본적으로 고객을 이해하게 해주었던 인구통계학적 정보가 이제 무의미하다는 것일까요?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에서 우리는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지고 훨씬 다양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사용자 중에서 우리가 흔히 Heavy-user Group으로 예상하는 18~34세 남성은 전체의 31%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고 합니다. 또한 전체 유아용품 판매의 40%는 아이가 없는 가정에서 구매되고 있고, 최근 스킨&바디케어 시장에 새롭게 떠오른 구매자 그룹은 바로 남성들이었다고 하네요. 집에서 IPTV로 스타워즈 VOD를 구매하는 사람은 대부분 젊은 남성일거라는 전통적인 추측과 달리, 60~70대 할머니일 가능성도 꽤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와 같이 기존에 관성적으로 고객을 이해하거나 그룹화하여 진행하는 마케팅은 실패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고객의 Profile 단면이 아니라, 그들의 행동을 통해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예측하거나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다행인 것은, 과거에 비해 고객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것이 훨씬 용이해졌다는 점입니다.

불타는 금요일, 택시는 안 잡히고…

 우리가 바라보는 '고객'과 같다고 정의하기는 어렵겠지만, 서울시의 올빼미 버스도 사용자, 즉 시민들의 행동을 파악하고 분석하여 탄생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N으로 시작하는 서울시 심야버스를 혹시 이용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2013년부터 도입된 일명 '올빼미 버스'는 대중교통이 끊기는 심야 시간대에 귀가하는 시민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만들어졌는데요.
  • 서울시 심야버스 노선개발을 위한 빅데이터 분석 / 출처 : 서울시

 적절하고 효과적인 노선을 개발해 운영의 부담은 줄이면서도,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편의는 최대한으로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서울시는 빅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실제 시민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알기 위해, 크게 두 종류의 데이터를 활용했다고 하는데요. 택시 조합으로부터 심야 시간대 승•하차 데이터 500만 건, 그리고 KT의 심야시간 통화기록 데이터 30억 건을 분석해서 최적의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승차 및 하차기록과 통화기록을 토대로 지리적인 수요를 파악한 것입니다.

 물론 이런 노력으로 탄생한 버스 노선도 처음 운영을 시작했을 때에는 특정 노선에만 이용자가 몰리고 어떤 노선들은 이용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심야버스 자체의 승•하차 기록들을 추가적으로 분석해 노선 및 배차간격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수행해 안정화 단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특히 서울시는 시민들의 의견과 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후 7개의 노선을 추가하는 데까지 활용해, 공공 분야의 손꼽히는 빅데이터 사례로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어디 갈까? 뭐 먹을까? 고민하지 마세요!

인바운드 관광시장 정보기술 개발 / 출처 : 서울관광마케팅

 이와 같이 공공의 성격이 짙은 사업에 방대한 양의 고객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들 이 손을 잡고 뛰어드는 경우가 종종 회자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에는 카드 업계 1위인 신한카드와 이동통신업계 1위인 SK텔레콤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과 함께 빅데이터 기반의 관광정책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는데요. 민간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통신 및 금융업간 최초의 융합사례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참여한 사업의 핵심은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사용하는 로밍 데이터와 신용카드 이용 기록을 바탕으로 해당 관광객들의 패턴을 실질적으로 측정하는 것인데요. 기존에는 실제 관광객들 중 일부를 대상으로 직접 경험을 질문하는 설문조사 방식으로만 제한된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었다면, 이제는 대부분의 관광객 전체를 대상으로 생생한 데이터를 활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카드와 통신 데이터를 결합하면 관광객들의 이동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특정 상권에서의 지출 규모 등도 알 수 있어 관광 안내소나 봉사자들의 위치 선정이나 컨텐츠(상점, 먹거리 등) 추천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기업과 기업 간의 데이터 거래가 제도적/문화적인 문제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지만,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 분야에서는 단편적이나마 이런 융합 분석 사례가 나오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Gotcha! 잡았다!

 이 외에 고객들의 문제 행동들을 파악하고 차단하거나 중지시켜야 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1997년 설립하여, 1년 뒤 발표한 리니지를 필두로 본격적인 MMORPG 시대를 연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엔씨소프트는 게임 플레이에서 해킹이나 도용, 작업장 등의 부정사용을 탐지하기 위해 2011년부터 빅데이터 분석을 선제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수십, 수백 개의 계정을 이용한 자동 사냥 등의 프로그램으로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조직적인 행태에 대응하기 위해 게임 로그 데이터를 활용하기로 한 것인데요. 모든 고객들의 게임 플레이가 기록되는 로그 데이터를 활용해서 반복적인 행동을 계속하거나, 교환/판매 등의 행동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하는 사용자들을 감지하는 모델링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문제의 계정들을 색출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 비정상적 플레이로 적발된 작업장 사례 / 출처 : 네이버

 특히 게임 플레이어가 활동하는 영역이나 경로, 접촉한 타 플레이어 등의 정보를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부정 사용이 의심되는 플레이어와 그 배후 세력을 한 번에 찾아내는 Network 분석까지 했다고 하는데요. 막대한 양의 데이터가 쌓이는 게임 로그이기에 빅데이터 인프라 역시 빠르게 구축하여 활용하게 됩니다.

 당시 관련 팀에서 분석에 참여했던 실무자 역시 흔히 '작업장'이라고 불리는 위와 같은 현장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을 정도라고 하는데요. 이제는 게임 업계에서 당연히 활용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정상적인 플레이와 시장을 위협하는 부정 사용자들을 색출하고 검거하는데 빅데이터를 선제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시장에서 리더의 자리를 더 굳건히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올해 6월 출시된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의 성공으로 엔씨소프트는 창사이래 최초로 1조 매출을 돌파했다고 하니 앞으로의 성장도 기대됩니다.

내 이름을 불러줘

 단순히 고객의 행동을 관찰하거나, 개인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로 하여금 특정 행동을 유도하고 이를 바이럴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객들은 본인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해당 브랜드의 마케팅에 참여하게 되는데요. 스타벅스의 사례를 하나 소개하려고 합니다.

 최근 스타벅스는 단순히 본업인 커피를 판매하는 회사라고 하기에는 사이렌 오더나 e-Gift 처럼 업계를 선도하는 디지털에서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중 고객의 행동을 유도한 똑똑한 바이럴마케팅 사례로 'Call my name'이 있습니다. '커피가 아니라 문화와 경험을 판매한다'는 스타벅스는 편리하고 익숙한 진동벨 대신 직원이 직접 고객을 호명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데요.(국내의 경우, 영수증의 주문번호를 활용하지만 해외 대부분의 매장이 주문을 접수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이름/호칭을 확인한다고 합니다)
  • 스타벅스 Call My Name 서비스 / 출처 : 스타벅스 코리아

 Call My Name은 홈페이지나 App에서 원하는 닉네임을 등록하면, 매장에서 주문 후 음료가 나왔을 때 이를 호명해주는 방식입니다. 아마 경험해보신 임직원분들도 많으시겠죠? 이는 평범한 對고객 서비스로 시작되었지만, 처음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독특한 자신의 닉네임을 공유하기 시작합니다. 아마 인터넷에서 웃긴 닉네임의 모음을 한번쯤 보신 경험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커피빈매니아' 같은 닉네임이 기억나네요.

 폭발적인 고객들의 반응과 적극적인 행동을 목격한 스타벅스는 Call My Name 이벤트 기간을 정해 최근까지도 주기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공식 SNS를 통해서 매력적인 닉네임을 발표하기도 하고,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인증샷을 올리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 인터넷에 공유된 스타벅스 Call My Name 사례 / 출처 : 네이버 블로그


떠나기 전에 붙잡아

 사실 고객의 행동을 예측하는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탈조짐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부적인 보안 이슈로 널리 회자되는 사례는 적지만 이는 상당수의 기업이 인사(HR) 관리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탈 가능성이 높은 직원을 찾아내거나, 채용 시점에 미리 예측하는 부분은 인력 운영의 효율성 관점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요?

미국 3위 통신업체 T-Mobile / 출처 : 구글

 미국 통신 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는 T모바일은 고객들의 이탈 방지를 위한 핵심전략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회사가 보유한 고객들의 통화 및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 T모바일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하기 전에 발생하는 특정한 패턴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T모바일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발견한 이탈 징후를 보이는 고객들이 계약을 해지하기 전에 맞춤화된 서비스와 혜택을 제안했다고 하는데요. 그 결과, 기존에 비해 분기당 이탈 고객 수가 절반으로 감소했다고 합니다. 통신사 또는 신용카드를 해지해보신 경험이 있으시다면, '해지방어팀'의 치열한 방어전략을 겪어 보셨을 텐데요. 해지를 고민하고 있는 시점에 타이밍 좋게 이런 혜택을 제공받는다면 훨씬 이탈율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연인으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기 전에 묘한 기류의 변화를 감지하고 노력하는 것이, 이별 통보를 받은 뒤에 마음을 돌리는 것보다 쉬울테니까요.

칼럼을 마치며…

 고객이 만들어내거나 발자국처럼 남긴 데이터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을 이해해 예측하고 유도하는 과정은 결국 하나의 고민으로 연결됩니다. '무엇이 고객을 이롭게 할까?'. 짧은 안목으로 이번 달의 매출을 높이거나, 고객을 현혹시키는 단기적인 전략은 오히려 우리와 고객의 관계라는 장기적인 경험에서 역효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스타벅스 'Call My Name' 역시 재미를 활용한 바이럴마케팅이었지만, 결국은 고객과의 교감을 중시하는 스타벅스의 정서와 가치를 고객들에게 잘 인지시킨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대할 때 그 마음을 직접 말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음이 행동으로 나타나기 때문일텐데요. 우리가 고객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 아닐까요? 고객의 행동을 기록하고, 읽고, 이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정말 '고객이 원하는 것'에 닿기 위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빅데이터가 고객의 행동은 물론, 나아가서는 마음을 읽는 비밀스러운 우리의 무기가 되어주기를 바라며 오늘 칼럼을 마치고자 합니다. 다음에도 Big Data가 이끌어가는 흥미로운 사례로 찾아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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