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한류, 어디까지 가봤니? - AMORE STORIES
#강승민 님
201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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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한류, 어디까지 가봤니?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칼럼니스트
AMOREPACIFIC 인사팀
강승민 님

제 4화. 한류, 어디까지 가봤니?
세계 각국에서 열풍을 일으키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들


최근 북미 평론가들로부터 14년도 TOP 10영화에 선정된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 출처 : 모호필름•오퍼스픽쳐스
얼마 전 프랑스의 유명한 영화잡지인 <까이에 뒤 시네마(Cahiers du Cinéma)>에서는 2014년도 세계 10대 영화를 선정하는 지면에 한국 감독 홍상수의 <우리 선희>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동시에 미국에선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타임아웃, 베니티 페어 등 유명언론에서 선정한 올해 10대 영화에 선정되며 화재를 모았는데요. 기존 국내에서 제작된 드라마와 영화들이 특정 국가와 연령대만을 포지셔닝한 협소한 의미에서의 "Wave"였다면, 이제는 북미와 유럽을 비롯해 비평계까지 주목하게 만들며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한류 진입 단계를 알아보고 이 원인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겨울연가>, 한류의 초석을 닦다.

한류의 문을 연 드라마 <겨울연가> / 출처 : KBS 드라마 홈페이지
앞서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를 소개하면서 '한류 드라마의 원조는 <사랑이 뭐길래>다'라고 했었는데, 드라마가 하나의 콘텐츠로서 인식되며 산업의 영역으로 들어온 본격적인 작품은 바로 <겨울연가>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드라마는 2003년 상반기, 일본 NHK BS2에서 방영된 즉시 큰 인기를 몰아 경이적인 시청률로 재방송까지 하게 됩니다. <사랑이 뭐길래>가 중국 CCTV에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끈 것처럼 이 드라마 또한 열도의 주부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요. 드라마의 인기를 업고 촬영장(남이섬)이 여행코스가 되어 관광수익을 거두고, '욘사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배우 배용준에 대한 인기가 SMAP(일본 인기 아이돌 그룹)를 넘어섰었습니다. 2003년은 <겨울연가>로 인해 문화산업(수출)의 관점에서 한국 드라마를 인식하게 된 원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겨울연가>가 이처럼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은 원인에는 "Fancy"한 감각과 영상미가 기존 일본 드라마와 공유되는 부분이 많았고 순애보적인 러브스토리와 윤석호 PD만의 애틋한 정서가 아시아권 국가에 크게 작용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고이즈미 당시 일본 총리는 "욘사마가 준사마(고이즈미 총리 자신을 지칭) 보다 인기가 많다"고도 했었는데, 드라마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었는지 짐작하게 합니다.

욘사마와 지우히메가 왔다!! / 출처 : 뉴스엔
<겨울연가>를 계기로 일본에는 <가을동화>, <천국의 계단> 등이 판매되어 연이은 성공을 얻었고, 배용준이 주연한 영화 <스캔들>이 도쿄에서 상영되어 매진되는 상황까지 발생합니다. 기존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와 영화, 가수들까지 일본에서 새롭게 발견되어 하나의 한국 문화 레이블이 현지에 형성되었는데, 심도 깊은 한국 문화를 알기 위해 한국관광은 물론, 한국어학원까지 생겼었다고 하니 하나의 문화 콘텐츠가 가지는 파급력이 얼마만큼인지를 느끼게 합니다.

2본 궤도에 오른 한국 드라마 열풍

아직까지도 방영중인 국가가 있을 만큼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대장금> / 출처 : MBC 홈페이지
<겨울연가>가 한류 열풍의 길을 터준 원조와 같다면, 성숙기로 진입하게 만든 계기가 된 작품은 바로 <대장금>입니다. <겨울연가>가 일본에서의 열풍을 이어 20개국에 수출된 반면, <대장금>은 전세계 90여개국에 수출되어 더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수익 또한 매년 안정적이어서 소위 한류의 "강한 상품", "Cash Cow"라 불릴 만 합니다. 아시아의 거의 모든 국가에 수출되어 큰 인기를 얻은 <대장금>은 북미와 유럽,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터키 등 국가에도 방영되어 '대장금 열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드라마 속에 등장한 음악, 의상, 한의학, 건축과 같은 우리나라의 고유 전통유산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큰 관심을 가지게 했다는 점에서 <대장금>이 한류문화의 전도사 역할을 독특히 했다고 보여집니다. 이로 인한 경제적 수익도 상당했는데, 특히 장기적인 수익사업을 위해 한국관광공사에서는 경기도 양주에 "대장금 테마파크"를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홍자매의 성공작이자 이준기의 신인시절을 볼 수 있는 태국 흥행작 <마이걸> / 출처 : SBS 드라마 홈페이지
<대장금>을 필두로 많은 한국드라마가 다양한 국가에 선보여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풀 하우스>, <이브의 모든 것>, <내 이름은 김삼순>과 같은 드라마가 필리핀 국영방송에 수출, 방영되어 뒤 늦게 장동건과 현빈이 현지에서 인기를 얻었고, 베트남에서는 <파리의 연인> 등이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며 인기리에 방영되었습니다. 한국과 친근한 태국의 경우는, 2007년 드라마 <마이걸>을 기점으로 <커피 프린스 1호점>, <궁>, <태왕사신기>와 같은 대작들이 연이은 히트를 기록합니다.

이외에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에서도 한국드라마에 대한 인기가 높아 자국 제작의 드라마에 비해 월등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라는 칭호까지 얻었다고 합니다. 특히나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과 DVD와 같은 경우, 방송 전파보다 진입장벽이 낮아 2차 판권의 수출이 훨씬 용이한데, 지리적으로 멀다고 느꼈었던 중동 및 유럽 국가에 한국 드라마가 롱런할 수 있었던 주요한 계기가 바로 이러한 디지털 플랫폼 때문이었다고 판단됩니다.

3작지만 당찬 K-Movie

드라마에 비해 한국 영화는 산업적인 규모 면에서 아직 큰 포션을 이루고 있지는 못하지만, <겨울동화>와 <대장금>이 수출되기 훨씬 이전부터 소수의 해외 팬층을 두텁게 쌓으며 자존심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예술영화의 경우 이미 오래 전부터 해외 영화제를 통해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한국을 알리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영화제와 병행하여 진행되는 필름 마켓을 통해 우수한 상업영화들이 해외 배급사에 팔리며 시장의 파이를 점차 늘리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저명한 영화잡지 <까이에 뒤 시네마> 682호 표지를 장식한 홍상수 감독 / 출처 : http://www.cahiersducinema.com/
우리에게 친숙한 임권택 감독을 시작으로 김기덕, 홍상수, 이창동, 봉준호 등의 감독은 국내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에서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습니다. 이미 김기덕, 박찬욱, 임권택 감독과 같은 경우는 세계 3대 영화제의 최고 상을 모두 석권한 바가 있으며, 홍상수와 봉준호의 경우 북미와 프랑스에서 비평가들의 높은 호의를 얻으며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콘텐츠의 측면에서도 한국영화는 최근 10년간 큰 발전을 했습니다. 자국 영화산업이 <쉬리>, <접속> 등의 대작이 성공한 이후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면서 우수한 인재가 많이 배출되었고, 질 높은 시나리오와 제작/배급능력을 통해 해외판권 및 리메이크가 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새로운 투자활로를 찾기 위한 제작자의 능력과 함께 이야기꾼들의 아이디어와 참신함이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칸 감독주간에 초청되어 필름마켓에서 큰 수익을 거든 <끝까지 간다> / 출처 :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이현승 감독의 <시월애>는 미국에서 산드라 블록과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영화로 리메이크 되었고, 이후 박찬욱의 <올드보이>, 김지운의 <장화, 홍련> 등이 미국 메이저 배급사에서 리메이크 되어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인력의 해외 진출도 활발해졌는데, 프로듀서와 제작사의 해외 합작 및 단독진출은 물론 국내 유명감독과 배우들의 진출도 더욱 활성화 되었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이미 <박쥐>때부터 메이저 배급사인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지원을 받았고 니콜 키드만과 미아 와시코브스카 등의 A급 배우들과 함께 <스토커>라는 미국영화를 찍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20세기 폭스사가 전액 제작/배급/투자를 하여 북미 와이드 릴리즈로 개봉했었죠.

박찬욱 감독의 헐리우드 첫 진출작 <스토커> / 출처 : 유니버셜 코리아
김지운 감독은 본인의 장르영화적인 전문성을 살려 <라스트 스탠드>를 북미에 개봉시켰고,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미국의 유명 제작사인 와인스타인을 통해 북미에 개봉했으며 높은 상업적 성공과 함께 비평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사실 영화산업은 한류붐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할 수 있지만, 산업의 체계가 구성되고 안정적인 투자/배급라인이 안착된다면 해외에서의 큰 성공도 시간문제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왜 세계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열광하는가

두바이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대장금> / 출처 :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외국인들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요?

한국 드라마는 가족을 중심으로 꾸려지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가족은 단순히 소재주의로 다뤄지지 않고, 우리나라 고유의 '情'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표현되는데, 혈연으로 이어지는 유대감과 이 안에서 발생하는 여러 관계들의 이야기들이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아시아 국가 팬층을 두텁게 한 요인이라고 보아집니다. 특히 매회 완결적인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는 서구(특히 미국) 드라마와는 달리, 연속극의 형태를 띠는 한국 드라마의 특성은 극의 몰입감을 크게 부여하는데 로열티의 면에서 한국드라마가 인기가 많은 이유 같습니다. 또한 한국은, 미국/프랑스, 중국/일본으로 양분화되어 있던 영화 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국가인데, 남다른 역사와 함께 문화에 대한 국가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더해져 좋은 작품들이 제작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온라인과 모바일 등 디지털 플랫폼이 완전히 체화되었다는 국민적 특성 또한 컨텐츠의 해외진출을 활발하게 한 이유일 것입니다.

물론, 한류를 바라보는 시각은 많습니다. 이제 한류는 끝났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한류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반문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분명한 건, 우리에게는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적 기회와 창구가 있다는 것입니다 비록 할리우드 시장만큼의 파이를 담보하지는 못하지만, 작은 시작이 큰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됩니다. 팔이 안으로 굽는 다는 생각보단, 예민한 비평과 끊임없는 채찍질을 통해 한류가 지금보다 더 크고 깊게 확대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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