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비만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 녹차에 주목! - AMORE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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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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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비만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 녹차에 주목!



강호정(姜鎬玎) 교수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 주요 경력
  • 2007 - 현재 연세대학교 교수
    2013 - 2014 미국 Princeton University 방문교수
    2001 - 2007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과 조교수, 부교수
    1999 - 2001 미국 University of Wisconsin, Madison, 박사후 연구원

  • 학력
  • 1986 - 1990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 이학사
    1993 - 1995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도시계획학 석사
    1995 - 1999 영국 University of Wales, Bangor, Ph.D.

  • 대표 저서
  • 2020 다양성을 엮다, 이음출판사
    2012 와인에 담긴 과학, 사이언스북스




사람들이 차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일 것이다. 중국인들이 기름진 음식을 즐기지만 서양인에 비해 비만이 적은 이유도 녹차 덕분이라는 속설이 있다. 프랑스인들이 레드와인을 많이 마시는 덕분에 기름진 음식을 먹어도 심장병이 적다는 ‘프랑스인의 역설(French Paradox)’에 비견할 만한 ‘중국인의 역설’이라 불러도 될 것 같다.




녹차 추출물이 지방 세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오래전부터 진행돼왔다. 처음에는 동물이나 사람에게 추출한 지방 세포에 녹차추출물을 가한 실험을 해보고, 생쥐와 같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많이 진행됐다. 실제로 생쥐와 같은 동물에게 녹차에서 추출한 카테킨(EGCG 등), 테아닌, 카페인과 같은 물질을 섭취하게 한 실험에서 비만인 개체의 살이 빠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특히 녹차에서 추출한 물질이 지방세포 분해 속도를 높이고 몸에서 열이 발생하는 정도를 증가시키게 하는 현상이 보고됐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녹차추출물이 지방 세포의 분화•생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체중이나 지방 흡수, 그리고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대사 과정의 변화로 체온 발산이 증가하는 것 또한 관찰됐다.





세포나 동물 수준에서의 변화도 의미 있겠지만 실제 사람에게는 어떤 효과가 있을지가 더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3~4달 정도 녹차나 녹차 추출물을 섭취한 뒤 어떤 변화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전 세계적으로 많이 진행된 바 있다. 일부는 효과가 별로 없다는 결과도 있었지만, 일부 연구에서 많게는 평균 3kg이상 살이 빠진다는 경우가 보고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동물을 통한 실험 결과가 인간에게도 해당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녹차추출물이 간을 포함한 여러 장기의 지방 양이나 혈액 내 지방 수치를 개선해준다는 점도 관찰됐다.

하지만 아직도 자세한 분자 수준의 기작(機作)에 대해서는 연구할 부분이 많다. 녹차추출물이 지방 세포 분해 속도를 증가시키는 세포 수준의 반응이나 위, 장에서 지방을 대사하는 효소들의 변화 등이 관찰되기도 했지만 이런 모든 과정에 대한 아주 자세한 그림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셈이다.



<현미경으로 관찰한 ‘녹차유산균(Lactobacillus plantarum APsulloc 331261)’>



최근 들어 녹차의 이러한 효과를 새로운 각도에서 살펴보는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바로 장 속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다. 우리말로는 ‘균총’이라고도 부르는데, 우리 대장에 살고 있는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말한다. 사실 대장에는 대장균이라고 불리는 세균을 포함해 많은 종류의 미생물이 서식한다. 우리의 대변도 사실은 우리가 먹은 음식물 찌꺼기를 먹고 자란 대장균 사체가 대부분이라 할 수 있다. 동양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변의 건강함이 사람의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믿었지만, 이를 과학적으로 규명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장 속에 사는 다양한 미생물이 여러 가지 물질 대사에 관여할 뿐 아니라 이들이 만들어내는 물질이 우리 몸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 등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 많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우리가 섭취한 지방 물질의 분해와 흡수에 영향을 미쳐 인간의 비만에 큰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이 우리 몸의 면역 기능에 영향을 미쳐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나 여러 가지 알레르기 현상을 조절한다는 내용도 있다.

그 중 가장 놀라운 발견은 마이크로바이옴이 인간의 우울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를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고 하는데,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장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 전달 물질의 생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는 뇌에서 일어나는 반응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거꾸로 뇌에서 일어나는 감정이나 스트레스가 면역 기관이나 호르몬 등을 통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녹차도 이렇게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미쳐 비만을 조절할 것이라는 가설 아래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녹차 성분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건강한 방향으로 변화시켜 비만과 관련된 염증이나 독소 운반을 억제한다는 결과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라 연구 속도가 느리고 아직도 갈 길이 멀긴 하지만 녹차가 비만을 억제하는 효과에 대해 잘 알게 될 것은 확실하다. 물론 식사를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비만 예방에 최선이겠지만 여기에 더해 쉽게 비만을 잡는 새로운 음료로 녹차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 본 칼럼은 매일경제 ‘강호정의 차의 테루아르와 과학’을 통해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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