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오랜 시간을 공들인 기업 자산, ‘메리어트 호텔’ - AMORE STORIES
#곽윤주 님
201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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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오랜 시간을 공들인 기업 자산, '메리어트 호텔'

Columnist
4기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Innovative 기업 스토리

제1화. 오랜 시간을 공들인 기업 자산,
'메리어트 호텔'

칼럼니스트
아모레퍼시픽그룹 경영진단2팀 곽윤주 님

# 칼럼을 시작하며 …

안녕하세요. 사우 여러분, 칼럼니스트 4기로 활동하게 된 곽윤주 입니다.

새해의 시작과 함께 많은 분들이 여행 계획을 세웁니다. 즐거운 여행을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사람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많이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숙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 첫 번째 칼럼은 숙박업에 관한 것입니다.
  • 메리어트 인터네셔널, 스타우드 호텔&리조트의 로고 / 자료 출처 : CNN


지난 11월, 글로벌 호텔업계에 큰 지각 변동이 있었습니다. 바로 메리어트 인터네셔널(Marriott International)이 스타우드(Starwood)호텔&리조트를 인수하며, 업계 세계 3위에서 1위로 올라선 것인데요. 빅딜로 크게 주목 받기 이전부터, 메리어트는 미국 포브스(Forbes)에서 꼽은 가장 혁신적인 호텔로 선정될 만큼 지속적인 변화와 개혁을 추구해 왔습니다.

# 거미줄과 같은 브랜드 포트폴리오, 그리고 전략

메리어트는 'Individually distinctive. Collectively powerful'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조 아래,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형성해 왔습니다. 실제로 메리어트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하나의 시장이라도 다수의 브랜드 축을 둠으로써 고객들의 다양한 Hospitality 니즈를 반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령, 하이엔드급의 고급 서비스를 지향하는 "Luxury" 브랜드(불가리, JW메리어트, 리츠칼튼)와 세련되면서도 감각적인 부띠크 형태의 "Lifestyle" 브랜드(EDTITION)를 동시에 제공하는 것처럼 말이죠.
  • 시장 유형과 브랜드 카테고리 별로 구분한 브랜드 맵 / 자료 출처 : 2015 STR Global Chain Scales, Marriott 공식 홈페이지


메리어트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기존 브랜드를 확장시키는 전략과 시장 내 경쟁사를 인수 또는 제휴하는 전략을 진행해 왔습니다. 먼저 기존 브랜드의 확장 방법을 간단히 주목해 보겠습니다. 메리어트는 중저가 시장을 공략할 카드로 다음 브랜드들을 내세웠습니다.
  • 메리어트의 중저가 브랜드 / 자료 출처 : Marriott 공식 홈페이지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모두 브랜드명에 "By Marriott"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급 브랜드인 "메리어트"를 연상시킴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부각시키고 서비스 품질을 보증해 주는 한편, 중저가 브랜드로서 "Court Yard", "Spring Hill"이라는 개별적 이미지를 동시에 심어주고 있습니다.

또한 "Marriott Springhill"이 아니라, "Spring Hill by Marriott"라고 네이밍 함으로써 중저가 이미지가 "메리어트"에 옮겨가지 않도록 하고 있죠. 고급 호텔체인인 메리어트가 중저가 시장을 들어가려고 할 때, 얼마나 세심하게 접근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 럭셔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새롭게 런칭한 EDITION London / 자료 출처 : EDITION 공식 홈페이지


한편 럭셔리 시장을 대하는 메리어트의 태도는 중저가 시장과는 또 다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메리어트에서는 리츠칼튼, 르네상스 등 유명 고급 호텔 체인을 인수하거나, 불가리(Bvlgari)와 같은 기존 고급 브랜드와 제휴하여 호텔을 운영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변화가 생겼습니다. 새로운 호텔 수요자로 떠오른 밀레니엄 세대, 즉 현재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소비자들은 오히려 남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면서 개성 강한 Local 호텔들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입니다. 메리어트와 같은 초대형 호텔업체에서 지향하는 서비스와는 완전히 상반된 것이죠. 시대의 변화 앞에, 메리어트는 새로운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주요 도시마다 존재하는 기존 Local 호텔들을 인수 또는 제휴하여, 지역 특화된 컨셉을 입혔고 "메리어트"라는 이름을 지움으로써 호텔만의 독특함을 선보이도록 한 것입니다. 최근 메리어트의 "Lifestyle" 카테고리에 이름을 올린 EDITION, AUTOGRAPH COLLECTION, AC HOTEL MILANO는 모두 그렇게 탄생한 브랜드들입니다. 메리어트는 최근 럭셔리 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약 175억원(1,500만 달러)을 투자할 계획이라 밝혔습니다.


"고객에게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 스토리를 더욱 전달하려고 합니다.
강력한 브랜드 구축이 결국 고객 로열티를 유지시키는 기초이기 때문이죠."
-Verona Carter (메리어트 글로벌 홍보 디렉터)-


메리어트는 브랜드 카테고리마다 접객 서비스 수준을 차별화시켰고, 카테고리 내 하위 브랜드들이 다양한 시장 유형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확장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죠. 그 덕분인지 고급형 서비스를 지향하는 고객부터 중저가 Inn 시장의 비즈니스 고객, 일반 고객 및 단체 고객에 이르기까지 메리어트를 찾는 고객 층은 매우 광범위합니다. 시장을 폭 넓게 아우를 수 있는 자산이 무엇인지, 그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 관찰에서 시작된 성장 DNA

저는 메리어트의 경영 역사 상 가장 큰 혁신은 프라이싱(Pricing) 모델 도입이라고 생각합니다. 메리어트의 가격 결정 모델은 2006년에 도입된 만큼, 경영 관련 잡지들을 통해 이미 여러 차례 소개되었습니다. 그들이 선택한 성장 동력이 어디에 있는가를 살펴볼 때,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혁신의 Driver로 판매량과 비용을 선택하는데 반해, 메리어트는 "가격"을 움직였습니다.
  • 메리어트의 Group Pricing Optimization Model 예시 / 자료 출처 : DBR


사실 그들이 개발한 가격 최적화 모델은 간단합니다. 가격 최적화 모델은 가격에 따라 호텔의 수익과 고객의 구매 확률이 변한다는 점에서 착안해, 이익이 최대화되는 가격 범위를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호텔 숙박비가 20만원인 경우와 40만원인 경우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숙박비가 20만원이면 40만원일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숙박 상품을 구매할 것입니다. 하지만 40만원일 때보다 호텔측의 이익은 적겠죠. 반대로 40만원일 때에는 소비자 수는 줄어들겠지만, 1일 숙박 당 이익은 클 것입니다.

호텔은 이런 점을 고려하여, 최대한 고객이 찾아오면서도 많은 이윤을 낼 수 있는 가격을 고객에게 제시해야 합니다. 과거 고객들이 어느 가격대에서 많이 구매했는지, 그때 이윤이 얼마였는지 세심하게 살피고 시뮬레이션을 해야 하죠. 메리어트에서 시도한 그 시뮬레이션의 결과물이 가격 최적화 모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가격 최적화 모델은 단체 손님을 유치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했습니다. 단체 손님은 숙박만 필요로 할 때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여러 옵션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연회장과 같은 부대 시설이 필요한지, 날짜는 언제가 괜찮을지, 손님 규모는 얼마나 될지에 따라 고객의 구매의사와 호텔의 이익이 달라지게 되죠.

그래서 호텔에서는 고객에게 옵션에 따라 가격이 어떻게 다른지 알려줘야 합니다. 메리어트의 경쟁 우위는 바로 이 점에 있었습니다. 가격 최적화 모델을 활용하면, 고객에게 "원하시는 날짜와 조건의 금액은 얼마이지만, 날짜를 이틀만 미루시면 10% 저렴하게 가능합니다"라든지, "금액은 얼마이지만, 대회의실을 함께 빌리실 경우 얼마만 더 추가하시면 됩니다"라는 식의 협상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즉, 영업 활동이 협상 테이블 안에서 충분히 이루어지는 것이죠. 호텔이 가지고 있는 정보들을 이용해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저는 메리어트의 가격 최적화 모델이 요즘 이야기되는 Business Analytics의 선구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 메리어트 창립자 J. Willard Marriott / 자료 출처 : Forbes


이러한 메리어트의 성장 DNA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닙니다. 메리어트의 창립자인 J. 윌라드 메리어트는 1950년대부터 호텔 주차장에 들어오는 차에 탑승객이 몇 명인지 관찰하고, 그 숫자를 바탕으로 2인실 요금을 산출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그만큼 오래 전부터 정보를 얼마나 잘 활용했느냐가 기업 경영의 밑바탕에 있었습니다.

1990년대 접어들면서 IT가 급격히 발달했고, 메리어트는 고객 예약 정보, 호텔 숙박 기록, 부가 서비스 이용 기록 등을 모두 취합하기 시작합니다. 과거에서부터 정보의 힘을 알았던 메리어트는 그것을 기업의 경쟁력으로 레버리지한 것입니다. 어찌 보면 메리어트에서 비즈니스 분석을 통해 고도화된 가격 모델을 만들어낸 것은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 변화의 흐름을 타기 위해 새롭게 시도하다

디지털 시대에 들어오면서 하루하루 신조어가 탄생하고 있습니다. 그 중 제법 유명해진 신조어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우리말로는 '게임화'가 있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의 재미, 경쟁, 보상 등의 요소를 비즈니스나 디지털 어플리케이션에 적용해 소비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을 뜻합니다. 조금은 놀랍게도 메리어트는 2011년에 게이미피케이션을 HR에 적용했고, 실제로 게이미피케이션의 얼리어답터로 불립니다.

"MY Marriott Hotel"이라고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2011년 메리어트가 페이스북을 통해 런칭한 온라인 게임의 이름입니다. 게이머가 호텔 식당 매니저로서 직접 식당의 모든 업무와 종업원 고용까지 수행하는 일종의 롤플래잉 게임이죠. 페이스북 게임 'Farmville' 그리고 유명 게임인 'The Sims'와 유사하다고 합니다.
  • MY Marriott Hotel 게임 화면 /
    자료 출처 : http://www.blogging4jobs.com


메리어트는 미국에서 시작한 기업인만큼 북미 대륙, 그 중에서도 미국에 가장 많은 호텔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 큰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메리어트는 미국 외 시장에서 성장을 가속화시켜야 했고, 그 일환으로 게임을 런칭하게 됩니다.

MY Marriott Hotel 게임에 참여하면서, 게이머는 자연스럽게 직접 호텔을 관리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Hospitality 업무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되죠. 메리어트의 목적은 여기에 있습니다. 젊은 세대, 특히 호텔업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한 저개발 국가의 젊은 세대가 호텔 산업에서의 커리어에 흥미를 갖고, 실제로 메리어트를 통해 Hospitality 커리어를 이어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게임을 하다가 'Do it For Real'이라는 버튼을 클릭하면 메리어트의 Career 소개 웹페이지로 넘어가면서, 채용 프로세스로 이어지게 됩니다.

MY Marriott Hotel은 HR 전략을 게이미피케이션으로 녹여낸 첫 사례로 유명해졌습니다. 하지만 게임의 성패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메리어트의 HR Officer인 Francesca Martinez는 "120개 국가에서 게임에 동시 접속하고 있고, 실제로 게임 덕분에 회사의 Career 웹사이트 트래픽이 증가했다. 게임을 통해 Career 웹페이지로 넘어가는 비율이 30%를 넘는다."라고 이야기 한 바 있지만, 실제로 구직을 하는 게이머들이 호텔업계에 흥미를 느끼고 Motivation을 얻었느냐에 대해서는 실패했다고 보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현재 MY Marriott Hotel 페이스북 페이지를 닫아놓은 걸 보면, 후자의 의견에 무게가 더욱 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게임을 통해 구직자의 관심을 끌도록 했다는 점은 굉장히 신선합니다. MY Marriott Hotel 이후에 리크루팅, 교육 등 HR에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는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 또한 고무적입니다. 비록 메리어트의 새로운 시도가 큰 두각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Try & Run을 시도했다는 점은 모든 기업들이 배워야 할 점이라 생각합니다.

# 첫 칼럼을 마치며…

메리어트가 글로벌 기업으로서 모든 이들에게 알려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메리어트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기업의 롱런을 결정짓는 성패는 결국 새로운 시대를 받아들이는 자세와, 그들만의 경영 철학을 일관성 있게 실천해왔느냐에 달려있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우들에게도 메리어트 계열의 호텔을 경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때 호텔을 천천히 둘러보시면서 메리어트만의 이야기가 호텔 안에 잘 묻어나는지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는 새로운 기업의 비즈니스 혁신 사례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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