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이나 등교 준비를 하며 아침밥을 챙길 시간이 없는 대만 사람들은 보통 집에서 간단히 빵을 먹거나 출근/등교길에 먹을 것을 사는 편입니다. 그렇다면 대만인들은 어떤 아침을 먹을까요? 서양식 아침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곳곳에 보이는 빵집에서 빵과 커피를 사먹고, 중국식 아침을 선호하는 이들은 또우장(豆漿, 두유) 가게에서 샤오빙(燒餅, 구운 빵)과 또우장을 사먹습니다. 혹은 메뉴가 다양하고 현지 입맛에 맞춰진 체인점에서 햄버거나 샌드위치, 혹은 딴빙(蛋餅, 계란전병부침)을 먹기도 합니다.

 이 중 추천하고 싶은 아침 식사 가게는 바로 푸항또우장(阜杭豆漿)입니다. 일본 관광객과 현지인에게 특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푸항또우장은 전통적인 대만식 아침 가게입니다. 이곳에서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고르는 메뉴는 또우장(차가운 혹은 따뜻한 두유)과 허우빙지아딴(厚餅夾蛋, 두꺼운 샤오빙에 계란부침 추가)입니다. 부드러운 두유와 약간 달달하고 쫄깃한 빵, 그리고 짭짤한 계란의 조합이 아주 완벽합니다. 그 밖에도 푸항또우장에는 밥 종류를 찾는 손님들을 위해 따뜻한 찹쌀에 야채, 말린 고기, 튀긴 요우티아오(油條, 밀가루튀김) 등을 말아 만든 판퇀(飯糰, 대만식 주먹밥)도 있습니다. 아침에 밥심이 필요한 분들은 판퇀을 주문하면 됩니다.

 직장인들의 고민 중 하나는 '오늘 점심 뭐 먹지?!'일 것 입니다. 저희 대만 사람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데요. 딱히 먹고 싶은 메뉴가 생각나지 않을 때는 가장 간단하고 편한 방법으로 삐엔땅(便當, 대만식 도시락)을 찾습니다. 삐엔땅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주메뉴(고기나 생선)와 반찬(야채 볶음, 오뎅구이, 무조림 등)을 고르기만 하면 되는데요. 메뉴가 이미 정해져 있고 음식도 미리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간편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습니다. 가격도 TWD 70~100 정도(2,600~3,700원)로 저렴해 직장인은 물론 학생들과 주부들까지 모두 좋아하는 점심 메뉴입니다.

 물론 점심 때 밥 대신 분식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길을 걷다 보면 서양식 레스토랑, 삐엔땅 가게 외에도 만두나 탕면을 파는 곳들이 있습니다. 그 중 많은 이들이 즐겨 먹는 국수가 바로 우육면입니다. 타이베이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우육면 가게가 있는데, 이 중에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곳은 임동방 우육면(林東芳牛肉麵)입니다. 접근성이 좋지 않고 조금 낡은 식당 분위기지만 이 가게에 찾아가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담백하고 진한 국물에 부드러운 고기와 탱탱한 면발을 한입 가득 넣으면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습니다! 한국의 갈비탕 국물과도 비슷하니 여러분도 꼭 한번 방문하셔서 대만식 아침을 즐겨보세요.

 점심을 먹고 저녁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는다면 대만의 전통적인 디저트를 맛볼까요? 한국의 국화빵과 비슷한 느낌인 대만 전통 과자 처룬빙(車輪餅)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길거리나 야시장에서 찾기 쉬운 처룬빙은 언제든 즐겨 먹을 수 있는 디저트 메뉴입니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처룬빙은 전병 안에 팥소와 토란소을 넣어 만든 음식입니다. 요즘은 다양한 맛의 소, 과일, 아이스크림 등을 넣어 색다른 처룬빙을 고객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대만 사람들은 음료수 마시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서 어디를 가든 50란(50嵐), Coco 등 음료수 체인점을 꼭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만 음료수'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여러분들이 이미 많이 알고 있는 쩐주나이차(珍珠奶茶, 버블티)뿐만 아니라 과일 쥬스, 차 등등 대만의 음료수 종류는 굉장히 많습니다. 솔직히 저는 달달한 음료수보다 커피를 더 좋아하는 편이지만, 공관 야시장(公館夜市)에 있는 천싼딩(陳三鼎) 버블티는 거절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른 버블티 가게와 달리 이곳은 주문과 동시에 끓인 흑설탕물에 쩐주(珍珠, 블랙펄)를 조려 바로 차가운 우유에 넣어주기 때문에, 버블티를 먹을 때 고소한 우유향기와 달달하고 쫄깃쫄깃한 식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친구 모임이나 회식, 혹은 가볍게 술을 한잔 하고 싶을 때 대만 사람들이 찾는 식당으로 러차오(熱炒)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메뉴가 TWD 100~250(3,700~9,300원) 정도인 러차오는 대만식 술집으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볶음 요리, 구운 요리, 생요리 등 한 곳에서 먹을 수 있는데요. 한국의 실내 포장 마차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대만 러차오는 삐엔땅 가게만큼 많은데 맛도 비슷해서 아무 곳이나 들어가도 될 정도로 맛있는 집이 많습니다. 사우 여러분이 대만법인을 방문하면 이 근처 러차오 가게 중 다완마토우 러차오(大灣碼頭熱炒)에 가보길 추천합니다. 이곳에서는 닭구이 맛이 일품인데, 베이징카오야(北京烤鴨, 베이징 오리)처럼 구워져 바삭바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만을 떠올리면 야시장이 생각나시죠? 타이베이에서 가장 큰 야시장인 스린야시장(士林夜市)에서는 개인적으로 신주고향지파이(新竹家鄉雞排)를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이 가게는 대만 현지인에게 인기가 많아 항상 사람들이 줄 서있는데요. 여러분이 알고 있는 지파이 체인점인 하오다다지파이(豪大大雞排)와 달리 이 가게의 지파이는 한번 튀긴 후 양념을 발라 숯불에 한번 더 구워냅니다. 이처럼 숯불 양념 지파이라 그냥 튀긴 지파이보다 덜 느끼해 여성들이 즐겨 먹는 편입니다.

 지금까지 대만 현지인의 삼시 다섯끼와 맛집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AP인 여러분들도 꼭 한 번 대만의 음식 문화를 현지에서 즐겨보셨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