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정 칼럼 3화. 우리는 어떤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요? - AMORE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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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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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정 칼럼 3화. 우리는 어떤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사우 여러분. 계속되던 장마와 태풍이 지나가고 어느새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비록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우리 모두 안전하게 새로운 계절을 즐길 수 있는 각자의 방법을 찾기를 바랍니다.

지난 칼럼에서 쇼핑&서비스 경험이 소비경험으로 이어지고 사용자의 평판이 되어 새로운 후속 구매경험으로 연결되는 '고객경험의 사이클'을 소개해드렸는데요. 기억에 남았기를 바라며 오늘은 고객경험으로 유명한 기업과 브랜드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앞으로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기술로 고객의 불편감을 모조리 해소한다
'아마존'


먼저 소개할 기업은 이커머스와 플랫폼 비즈니스의 조상님이라 할 수 있는 아마존입니다. 이미 너무나 많은 분석을 보셨겠지만 오늘은 아마존이 어떻게 고객경험을 혁신하며 오늘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는지에 초첨을 맞춰보고자 하니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분들이 아마존을 이커머스 대표 기업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사실 아마존은 '테크 기업'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테크 기업은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시장의 프레임에 존재했던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아마존도 마찬가지입니다. 원하는 책을 찾으러 서가를 떠돌거나 결재를 위해 줄을 서야하는 오프라인 서점의 불편한 고객경험을 기술로 해소하며 시작된 온라인 서점의 성공이 다른 상품 카테고리로 확대되며 오늘날의 이커머스 거대 기업이 된 것이죠. 그 밑거름이 된 아마존 최초의 기술을 소개하고자 하는데요. 그 이름은 바로 '1 Click' 결재 서비스입니다.

  • 1-Click 서비스 아이콘, 1997, Amazon


1) 결재 경험의 혁신

사실 온라인 쇼핑이 처음부터 오늘날의 편리함을 갖춘 것은 아니었습니다. 초창기(1990년대)에는 쇼핑할 때마다 주소, 연락처, 카드번호와 같은 신용정보를 새로 기입해야 했기에 전체 쇼핑경험 중 특히 결재 과정의 불편감이 상당했는데요. 1 Click 서비스는 신용정보를 한 번 기입하면 두 번째 결재부터는 추가 절차없이 단 한 번의 클릭만으로 쇼핑이 완료되었기 때문에, 아마존에서 만큼은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이 쾌적한 쇼핑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서비스지만 아마존의 1 Click 특허 출원이 1997년 임을 생각해보면 아마존의 CEO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의 선구안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됩니다. (1990년대는 천리안 시절입니다. 여러분…)
다른 기업들 모두 이 서비스가 매우 편리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특허가 아마존의 것이었기 때문에 2017년 특허가 만료되기 전까지는 아마존에 로열티를 내야만 이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었습니다.

2) 배송 경험의 혁신

이렇게 1click 시스템이 고객의 결재 불편감을 해소하며 온라인 쇼핑의 심리적 장벽을 무너뜨렸다면 미국 온라인 쇼핑의 최대 단점이었던 오랜 배송시간이라는 고객경험의 불편감은 2005년 'Amazon Prime'을 통해 해결됩니다.

  • Amazon Prime, Amazon, Shuterstock


'Prime'은 멤버쉽 비용을 지불하면 미국 전역에 이틀 내 무료 배송을 보장하는 서비스인데요. 당시에는 누적된 배송 비용이 멤버쉽 비용을 훌쩍 상회할 것이라는 이유로 경영진의 반대가 극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프 베이조스는 '건당 8달러의 배송 비용은 선형적으로 누적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이 아마존을 많이 이용할수록 물류 비용이 감소하여 결국 장기적인 이익이 될 것'이라며 Prime을 강행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 2004-2019 Annual net revenue, Statista.com
    Amazon Prime 도입(2005) 이후 아마존의 어메이징한 성장 곡선


아마존 일반 멤버의 연 평균 구매액이 $600정도인데 반해 Prime 멤버는 $1,300(2017년 기준)에 달하는데다 한 번 Lock-in 된 멤버의 로열티가 무척 강하다고 하는데요. 전체 미국 가정의 60%가 Prime 고객이라고 하니 아마존의 매출을 견인하는 효자 중의 효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더욱 진보한 쇼핑 경험을 위해

제가 앞서 아마존은 고객의 불편감을 해소하는 테크 기업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바로 2004년 개발된 'Alexa'입니다. Alexa는 잘 아시는 것처럼 수 십 년간 누적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AI 개인비서입니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찾는 정보들, 해야할 예약과 쇼핑들… 즐거울 때도 있지만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을 빼앗고 있기에 나도 비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으실 텐데요. Alexa를 통해 드디어 그런 경험이 가능해졌습니다.

  • Alexa의 목소리를 전하는 스피커 'Amazon Echo', Amazon.com


현재의 Alexa는 날씨를 확인하고, 스마트 홈 환경을 제어하고,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너무나 많은 일상적인 일들을 잘 처리할 수 있지만, 아마존의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는 만족스러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수준까지는 기술이 도달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은 Alexa에 대단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1-Click, Prime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Alexa가 직접 수익을 가져다 주지는 않지만 리테일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Prime 고객이 아마존에서 연간 $1,300를 쓰고 있어 일반 고객의 그 것을 훨씬 상회한다고 말씀드렸는데, Alexa를 이용하는 고객의 연간 구매액은 $1,700에 달한다고 합니다. 아마존이 기술을 통해 집착적으로 고객경험을 혁신하고자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이 세 가지 서비스 외에도 아마존은 기존 시장의 불편감 해소를 통한 고객경험 만족을 위해 대단히 많은 일을 진행 중입니다. 1-Click이 온라인 쇼핑 결재의 불편감을 해소시킨 것처럼 최근 'Amazon GO'를 통해 오프라인 쇼핑 결재의 불편감을 해소시키고자 노력하며 있으며 Prime 보다 더욱 빠른 배송을 위해 드론을 도입하고 있는데요. 일일이 나열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할 정도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공간 경험을 제공한다
'젠틀몬스터'


우수한 고객경험 사례가 멀리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두 번째로 소개하고자하는 브랜드는 국내 럭셔리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아마존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고객의 불편감 해소에 초점을 맞추어 지속적으로 고객경험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는 거대한 규모의 기업이라면, 젠틀몬스터는 고객의 '새로운 피지컬 경험' 니즈를 만족시키는데 몰두하는 브랜드입니다.

아이웨어는 필히 착용이 요구되는 특성이 있어 매장 방문을 필요로 하는 상품인데요. 그래서 우리가 자주 보는 안경점의 경우 상품 경험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가능한 많은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진열 방식은 럭셔리 아이웨어 매장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아무리 빅 브랜드여도 단독 아이웨어 매장은 찾기 힘들며 백화점에서도 최소한의 광고물과 함께 상품이 가능한 많이 진열되어 있는 정도입니다. 같은 브랜드의 패션 상품 매장은 모두 고객의 탄성을 자아내는 공간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것에 반해, 아이웨어 매장은 다소 초라해 보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젠틀몬스터는 지구상 존재하는 어떤 명품 브랜드나 어떤 힙한 전시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강력한 공간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백화점 선글라스 매장, 부산일보 / 젠틀몬스터 신사 쇼룸, 2020, 월간디자인


젠틀몬스터는 내근 직원 150명 중 VM기획 인력만 40여 명이라고 하는데(2017년 기준) 제가 아는 브랜드 중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브랜드가 집중하는 경험이 무엇인지 더 이상의 설명이 불필요하죠.

우리는 일부러 시간을 내고 비용을 지불하며 예술 작품을 관람하곤 하는데요. 젠틀몬스터의 쇼룸은 상업 미술을 넘어섰다고 평가되는 수준입니다. 시간을 내서라도 방문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칼럼을 쓰는 이 시각 젠틀몬스터가 태그된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25.5만 개 인데요. 이로서 타겟으로 하는 고객층이 인스타그래머블한 포토스팟을 찾아 헤메이는 MZ세대라는 점은 설명하지 않아도 매우 명확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매년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는 결과를 보면 이 새롭고 놀라운 공간 경험 전략은 아주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 김한국 대표 인터뷰 中, 2014, 패션비즈




비교 불가한 상품 경험을 제공한다
'럭셔리 브랜드'


여러분 혹시 이 장면 기억 나시나요?

  • 샤넬 매장으로 질주하는 고객들, 2020. 05, 동아일보


위 사진은 올 5월 가격 인상을 앞두고 백화점이 오픈하자마자 샤넬 매장으로 질주하는 고객의 모습입니다. 인상 전후로 많게는 수백만 원의 가격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구매를 원하는 고객들이 밤을 세워 줄을 섰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열렬한 사랑을 받는 모습을 보니 역시 샤넬은 모든 브랜드가 간절히 원하는 이상향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사실 샤넬, 에르메스, 로렉스같은 초 럭셔리 브랜드는 매장에서 접하는 고객경험이 친절함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유명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어떻게 대중이 이토록 선망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었을까요? 그 비결은 바로 비교불가한 상품 경험에 있습니다.

  • 샤넬 클래식 백, 에르메스 버킨, 로렉스 서브마리너, Shutterstock


생각해보면 인간은 언제나 무언가를 소비하는 존재입니다. 아마 여러분도 이 순간 무언가를 사용하고 있으실텐데요. 요즘이야 내가 먹고 즐기고 사용하는 모든 것을 SNS를 통해 뽐낼 수 있는 시대입니다만, 이 또한 멋진 스타일로 보여지기 위해서는 수고스러운 에디팅이 필요합니다. 또 뽐내고 싶다고해서 주방의 냉장고를 이고지고 다니는 사람은 없지요. 하지만 패션 상품은 특별합니다. 나와 늘 함께하기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를 통해서 입은 사람의 안목 그리고 재력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 칼럼을 읽고 있는 분들 중 위 사진을 보면서 '저건 어디 브랜드 상품이지?'라고 생각하는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사진 속의 전설적인 명품은 소유한 고객에게 가져다주는 경험의 만족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것 외에도 아래와 같은 공통점을 가집니다.

1. 매장에는 늘 재고가 없다.
2. 그런데 예약 불가하거나 예약해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원하는 고객이 워낙 많아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것일까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초 럭셔리 상품은 소유할 수 있는 사람을 한정하는 희소성을 전략으로 합니다. 그래서 에르메스에서 버킨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먼저 의류와 쥬얼리 같은 엔트리 상품을 구매하면서 셀러와 오랜시간 친분을 쌓아야(관문을 통과해야)만 버킨을 득템을 할 수 있습니다. 에르메스가 조금 과한면이 있지만 샤넬과 로렉스도 원하는 상품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별따기인 만큼 초 선망 상품은 아래와 같은 공통점도 가지고 있는데요.

3. 환금성이 좋다.
4. 매장 밖이 더 비싸다.
5.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상승한다.


켈리와 버킨은 워낙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적인 리셀러에게 가면 구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물론 프리미엄을 수백만 원 더 지불해야 하며 기다리고 기다려도 물건을 구할 수 없다며 환불당하기도 합니다. 로렉스는 심지어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상품이 아니라 자산으로 분류될 정도고요.

이런 전설적인 상품을 만드는 것은 모든 기업이 꿈꾸는 일일텐데요. 어떻게해서 이들은 비교 불가한 전설적인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요? 전설에 필요한 것은 앞서 말씀드린 희소성과 함께 드라마틱하면서도 오랜 브랜드의 역사와 그 가치를 흔들리지 않고 지켜나가는 일관성입니다.

에르메스의 창업자는 19세기부터 황실과 귀족을 위한 마구를 제작한 장인이었습니다. 당시에도 '에르메스가 만든 마구를 얹은 말은 말 주인보다 멋지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뛰어난 품질을 자랑해 이미 명품에 반열에 올랐으며 현재까지도 그 헤리티지를 손상시지키 않고 일관된 가치를 보전하고 있습니다.

샤넬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을 옥죄는 당시 여성 의복을 실용적으로 혁신한 코코샤넬 여사는 여성 해방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역사적 스토리의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중소 럭셔리 브랜드들(?)이 한두 번씩은 나락에 떨어졌던 것과는 달리 샤넬은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었던 적 없는 일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브랜드가 나타났다 사라지는지, 브랜드의 가치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사우 여러분은 잘 아실텐데요. 미래를 보는 선구안과 강철같은 의지가 있지 않았을까 감히 짐작해 봅니다.

최근 수년 사이 리테일 시장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시장은 지속 고성장하고 이제 소비의 주도권은 MZ세대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열거한 럭셔리 브랜드들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Chanel Game Center Pop-up, Singapore, addicted-to-retail.com / Rouge Hermes, Hermes.com


럭셔리를 향유했던 전통적인 고객의 연령대를 생각하면 샤넬의 게임 센터 팝업과 단 8만 원에 경험할 수 있는 에르메스 립스틱은 아마도 이들 브랜드의 오랜 역사 중 가장 신선한 변화 일 텐데요. 최근 수년간 과거의 영광에 취해 요지부동했던 다른 브랜드들이 급속히 쇠락하는 가운데 시대에 부응하려는 이들의 모습은 오히려 가치를 일관되게 지켜나가기 위한 용감한 시도로 보여집니다.

자 이렇게 이번 칼럼에서는 각 고객경험 영역에서 카테고리 킬러라고 할 수 있는 기업/브랜드를 평소보다 긴 페이지를 할애하여 말씀드렸는데요. 너무나 거대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는 브랜드 사례들이라 지금은 멀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아모레퍼시픽 또한 75년의 업력을 가진 역사적인 브랜드입니다. 비록 어려운 시기일지라도 말씀드린 사례에서 인사이트를 얻어 우리는 어떤 멋진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지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해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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