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 칼럼 6화. 맞춤형 화장품 시대의 개막 - AMORE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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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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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민 칼럼 6화. 맞춤형 화장품 시대의 개막


안녕하세요. 문성민입니다. 지난 번 라이브커머스 이야기를 하면서 'With코로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은 했습니다만 이 정도로 2차 파동이 크게 올 줄은 몰랐습니다. 사우 여러분 모두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그 동안은 채널과 시장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왔는데 오늘은 제도로서 새롭게 등장한 영역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바로 '맞춤형 화장품'입니다. 

먼저 '맞춤형'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보고자 합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산업혁명(Industrial Revolution)이란 인간이 기존에 만들어내던 것을 기술의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을 때 쓰이는 말입니다. 1차, 2차 산업혁명을 통해 증가된 생산성에 기반하여 공장에서 대량으로 제품을 만들어냈습니다. 과거에는 아주 비싸서 접근성이 떨어지던 제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만들 수 있게 되었고 대중들을 대상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주로 아쉬운 점이 생겨나는데 고객 기반의 제품이 나오기엔 상대적으로 소품종 대량생산체제에 기반한 제품들이 많아 개개인의 기호를 다 맞추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알리바바 전 회장인 마윈(Jack Ma, 马云)이 말한 대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데이터에 기반한 C2B(Consumer to Business)도 가능해졌고, 개별 단위로 제품을 만드는게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2020년 3월 14일부터 맞춤형 화장품 제도가 시행되면서 세계 최초로 이 분야의 산업이 공식화되었습니다. 해외에서는 Customized Beauty로 이 분야가 존재하긴 하였으나 제도권 내에 이를 공식화한 것은 한국이 최초입니다. K뷰티로 전세계 뷰티 시장을 선도해 온 경쟁력을 유지하고 또 다른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맞춤형 화장품 '조제 관리사'라는 말입니다. 

현재 제도로 인정하는 맞춤형 화장품이란, 고객 개인별 피부 특성에 맞는 색과 향, 기호와 니즈를 반영하여 정부에서 인증한 맞춤형 화장품 조제 관리사 자격을 가진 자가 화장품 내용물을 '소분'하고 화장품의 내용물 또는 식약처장이 정하는 원료에 한해 '혼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조제와 제조의 차이점은, 제조(manufacture)는 말 그대로 원료에 인공을 가하여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새로운 제품을 창출해내는 것이죠. 그러나 조제(調製, prepare)는 말 그대로 '조(調)'가 '고를 조(調)'인 것처럼 이미 만들어져 있는 제품을 조합해내서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아래는 제정된 맞춤형 화장품의 법문입니다.

3의2. "맞춤형 화장품"이란 다음 각 목의 화장품을 말한다.
가. 제조 또는 수입된 화장품의 내용물에 다른 화장품의 내용물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는 원료를 추가하여 혼합한 화장품
나. 제조 또는 수입된 화장품의 내용물을 소분(小分)한 화장품. 다만, 고형(固形) 비누 등 총리령으로 정하는 화장품의 내용물을 단순 소분한 화장품은 제외한다.

이렇듯 아직까지는 새롭게 생산을 해내는 수준까지는 아니고, 기존 화장품들에 일부 원료를 첨가하거나 화장품을 소분하여 고객에게 판매하는 정도입니다. 그 이유는 기존의 화장품은 이미 테스트를 통과하여 안정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그 효능 효과에서 안전함을 입증하였는데 반해 화학 성분으로 구성된 원료들이 혼합되거나 소분 과정에서 기존의 제품들 수준에 미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맞춤형 화장품에는 크게 네 가지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바로 조제관리사에 의한 '현장 혼합형' , 고객데이터와 니즈에 기반한 제조 과정을 통해 만들어져 정기구독 형태로 고객에게 배송되는 '공장제조 배송형' , 여러가지 타입의 제형으로 구성된 품목을 고객이 스스로 혼합하여 사용할 수 있는 'DIY 키트형' , 그리고 스마트기기를 활용해서 가정에서 피부 진단 후 혼합하여 사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형'이 있습니다.


1) 현장 혼합형

  • 아이오페 랩

현장 혼합형의 경우 안전성이 확보된 제품을 활용해 이를 모듈화하고 위생적으로 관리되는 매장에서 고객경험을 증진시키기 위해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번 법제화를 통해 자격을 받은 2,928명의 조제 관리사들이 이제 고객과의 접점에서 화장품을 혼합, 소분하여 판매할 수 있게 되는데 이 현장 혼합형이 가장 직접적이고 빠르게 우리의 눈앞에 등장할 맞춤형 화장품 판매 형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공장제조 배송형

  • 화장품 맞춤구독 서비스 '톤28'

공장제조 배송형은 아모레퍼시픽이 투자한 화장품 스타트업 브랜드인 '톤28'(https://www.toun28.com/)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톤28의 경우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35년간의 기후를 빅데이터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자외선, 미세먼지, 고온 등 외부 환경을 반영한 성분으로 맞춤형 화장품을 구독화한 것이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3) DIY 키트형

나만의 부스팅로션을 만들 수 있는 크리니크 iD


DIY 키트형은 크리니크(Clinique)가 사용한 방식인데 고객이 3종류의 베이스와 부스터, 5종류의 카트리지를 선택해서 세트 형태로 구매하고 고객이 직접 듀얼 용기를 활용해 맞춤형 화장품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게 끔 한 방식입니다.


4) 디바이스형

로레알 페르소(Perso) 소개 영상


마지막으로 디바이스 형태는 위의 DIY와 스마트기 기간의 결합으로 볼 수 있는데요. 코로나가 창궐하기 이전인 올해 연 초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에서 로레알은 페르소(Perso)라는 맞춤형 화장품 기기를 선보였습니다. 립, 파운데이션, 또는 모이스쳐라이저 등을 3가지 타입으로 넣어두면 디바이스 내에서 고객에게 맞춤형 화장품이 조제되어 나오는 디스펜서 형태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앱을 통해서 사용자의 얼굴을 찍으면 사용자의 깊은 주름, 잔주름, 모공, 어두운 부위와 밝은 부위 등을 체크합니다. 이게 1단계이고요. 2단계로 넘어가 사용자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환경을 데이터로 가져와서 기후, 온도, 공해 여부, 자외선 지수와 습도 등을 분석합니다. 마지막 단계에서 고객이 원하는 관심 사항을 입력하면 사용자가 선호하면서도 개별 사용자의 피부에 맞는 맞춤형 화장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 3D 프린터를 통해 원하는 제품을 집에서 만들어쓰는 개념을 일정 부분 화장품에 적용한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현재의 제도와 환경 속에서 맞춤형 화장품이 지금껏 오랜 세월 업력을 쌓아온 기성 화장품들을 압도하기 어려울 수 있고 판을 바꾸기도 쉽지 않다고 전망이 됩니다. 왜냐하면 국내 기준으로 시장규모가 약 50억 원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제도권 내에 안착시킨 사례는 아직까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맞춤형 화장품은 그 자체로 목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데이터를 축적하고 고객중심적 제품을 만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의 첫걸음이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는 빅데이터 관리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고 미래에는 굳이 '맞춤형'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모든 제품들이 맞춤형 형태로 나오는 시대가 열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일시적으로 고객 인입을 위한 마케팅의 도구 정도로 인식될 수도 있겠으나 이 이상으로 고객의 주요 속성 값을 데이터 베이스화하고 운용함으로써 고객의 니즈를 제품 기획과 생산 단계에 반영할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객에게 맞는 제품을 다품종 소량으로 운영해내는 것이 향후 진화해 나갈 제조업 변화 형태에 꼭 필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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