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 칼럼 2화. 디지털X와 뷰티산업 - AMORE STORIES
#뷰내편
202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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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민 칼럼 2화. 디지털X와 뷰티산업


 안녕하세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만개하는 벚꽃'사이에서 서성거리며 봄을 맞이하는 요즘입니다. 2020년의 봄이 다소 아쉽더라도 2021년에는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 위해, 힘들겠지만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에 동참하시기를 바랍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이 전세계적으로 화두가 되었는데요. 이런 환경 속에서 답답함을 느낀 미국 시카고 시민들이 각자의 집 발코니로 나와 클럽 음악을 틀고 춤을 추거나, 이탈리아에서도 비슷한 모습들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적이 있습니다. 이 사회적 거리두기만큼 요즘 우리 귀에 많이 꽂히는 단어가 바로 '언택트'입니다. 수많은 전문가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언택트와 관련된 소비, 생산, 문화 등이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데요. 재택근무, 원격회의, 해외여행보단 국내여행, 대규모 쇼핑시설보단 로컬의 작은 상점들, 그리고 e커머스로의 완전한 전환이 그 변화일 것입니다.


뷰티업계의 e커머스


 통계청의 2019년도 온라인쇼핑동향을 보면 작년 화장품 온라인 거래액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총 12.3조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3.5조 원('15)→5.2조 원('16)→6.3조 원('17)→9.5조 원('18)→12.3조 원('19)으로 2015년과 비교했을 땐 3.5배를 성장한 것인데요. 우리나라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 규모가 134.5조 원 가량되니 화장품의 거래액 비중은 9.1%로 꽤 높은 편입니다. 전세계적으로도 FMCG(Fast Moving Consumer Goods) 카테고리는 디지털 시장에서 큰 규모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글로벌 뷰티기업 Loreal은 2019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2019년 e커머스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52.4% 성장한 46억 유로 (6조 원 가량)로 전체 매출 규모의 15.6%가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특이할 점은 Loreal의 미디어 예산의 경우 전체 예산의 절반을 디지털에 투자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자신들의 브랜드를 Digital Powerhouse로 운영한다는 전략에서 나온 움직임입니다.

 Loreal Paris에서 2015년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을 활용해서 출시했던 Makeup Genius나 최근 사용빈도가 많은 Snow, 그리고 Snow에서 만든 Looks 등을 보면 실제 메이크업을 테스팅하는 것과 효과를 내는 어플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듯 변화하고 있던 디지털 형태의 기술들을 더욱 가속화하여 사용해야 할 이유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북미 지역 Sephora와 Ulta Beauty가 매장 내 테스터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방식의 행동들이 크게 전환될 것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이 정상적으로 오픈하는 시대가 되더라도 그 안에서의 작은 언택트들은 유지될 것이라는 거죠. 어릴 적을 생각해보면 동네 뒷산 마다 약수터가 있었고, 그 약수터에서 물을 길어오는 사람들뿐 아니라 파란색 바가지를 컵으로 공용으로 써왔던 시대가 있었는데, 이제 완전히 자취를 감춰버린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매장에 방문하더라도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테스팅을 할 것이고 이는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동일한 고객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Loreal의 e커머스 채널 전략 중 중요한 점은 Loreal이 자체적으로 제품을 통제하면서 e커머스 채널을 촘촘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플래그숍이나 해외 직구 채널 모두에서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는 전략을 통해 e커머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가장 중시하는 것이 '가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격이 동일하게 유지되어야 고객의 니즈 파악, 콘텐츠 및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는 판매에 앞서는 사전 전략들이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디지털의 문법 : 틱톡(ByteDance)의 등장


 Youtube가 없는 중국에서는 그 자리를 '도우인(抖音, Tiktok)' 주1) 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Youtube와는 다른 종류의 영상인데 그 이유는 15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콘텐츠를 전달하는 형식을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기존의 맥락이 존재하는 영상들과는 다르게 도우인에서는 맥락없이 '훅 치고 들어와서 보여주고 끝나는' 영상이 많다는 것입니다. 15초안에 무언가를 전달한다는 것이 과거 <가족오락관>의 예능에서나 볼 수 있던 것이라면, 디지털 미디어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오프라인 방식과 달라져 있다는 것입니다.

주1) 도우인(抖音)과 Tiktok이 동일하나 서버가 글로벌 / 중국로컬 버전으로 구분되어 있어 콘텐츠에 다소 차이가 있음


쭝차오경제 ( 种草经济 )의 등장


 우리의 일상에서 식당을 가거나 물건을 구매할 때 관련된 리뷰나 콘텐츠를 보는 것은 이제 당연한 삶이 되었습니다. 특히 디지털 세상은 축적된 리뷰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는데요. 중국에서 등장한 경제개념이 '쭝차오경제(种草经济)'입니다. 쭝차오경제는 우수한 상품을 추천함으로써 타인의 소비욕구를 자극하는 행위로부터 발생하는 경제'입니다. 한국말로 하면 '추천경제'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왕홍(KOL, KOC)이 그 쭝차오경제를 주도하는 크리에이터입니다.

 특히 이 트렌드가 뷰티업계에 중요한 이유는 2018년 기준으로 KOL 활용 정도를 보면 전년 대비 식품업계는 92% 성장, 화장품업계는 81%, 자동차업계는 29%, 영유아용품은 27%증가해, 화장품업계의 KOL마케팅 의존도가 가장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K뷰티의 열풍이 일었던 중국에서 C뷰티가 나오면서 이 KOL 마케팅으로 성공한 브랜드가 'Perfect Diary(完美日记)'와 'HFP(HomeFacialPro)'입니다. 특히 2007년 애플 아이폰의 등장 이후 3G 시대에 모바일 쇼핑을 받아들인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까지 정적인 이미지 중심의 상품 콘텐츠가 많습니다. 그러나 4G 시대의 모바일 쇼핑을 받아들이고 확산시킨 중국 시장의 경우 정적인 이미지 중심의 콘텐츠보다 라이브 방송에 기반한 e커머스가 가장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것을 기반으로 활성화 된 플랫폼이 도우인일 것이고, 여기서의 가장 중요한 KOL은 립스틱오빠(口红一哥)라고 불리는 리쟈치(李佳琦, Austin)입니다. 지난 광군제 때 5시간 동안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39개 상품을 3,112만 명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10억 위안(1,600억 원 가량)의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모바일 환경에서도 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해준 4G라는 인프라에 기반한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입니다. 주2)

주2) 서다솔, 2019년 중국을 흔든 5대 마케팅 키워드!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https://news.kotra.or.kr/user/globalBbs/kotranews/782/globalBbsDataView.do?setIdx=243&dataIdx=179509

  • 리쟈치(李佳琦, Austin)



e커머스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e커머스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언뜻 들으면 비슷한 말로 들립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말 그대로 기존의 업태가 디지털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비즈니스 전반을 디지털화 시키는 것이고, e커머스는 유통 단계에서 이뤄지는 공급자의 판매행위와 소비자의 구매행위를 일컫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두가지가 별개의 정의이긴 하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역시 기업의 영리활동에서 결국 최종단계의 판매활동에 이바지하기 위한 변화의 몸부림이라는 점에서 맥락은 끊어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뷰티업계는 아닙니다만 소비재 중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적으로 해나가고 있다고 평가받는 기업들을 둘러볼까 합니다. 첫 번째는 IT와 커피의 결합을 이뤄낸 'Starbucks', 두번째는 운동과 운동화를 IT로 연결한 'Nike'입니다.

 Starbucks의 경우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아틀라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매장입지선정과 매장관리의 효율성을 관리합니다. 이 아틀라스는 상업지구와의 거리, 소득, 인구밀도, 트래픽 등을 관리하며 적절한 입지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이 뿐 아니라 MS의 IoT솔루션과 협력하여 커피머신의 현재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통제함으로써 유지보수비용을 감축하고, 현장에서 생겨나는 고객의 VOC에 맞는 레시피들을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함으로써 빠르게 횡전개하고 안정적인 품질관리가 가능합니다.


 여기까지는 공급자 관점에서 비즈니스에 디지털이라는 기술을 접목한 것이라면 유통관점에서의 디지털 변화는 Starbucks의 '디지털 플라이휠' 전략으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쓰던 Starbucks 모바일 주문시스템인 사이렌오더는 Starbucks 코리아에서 출발하여 미국으로 전파된 모델입니다. 디지털 플라이휠 전략이란 ①개인화 → ②주문 → ③결제 → ④리워드로 이어지는 4단계 전략입니다. Starbucks의 어플인 사이렌오더에 축적된 데이터에 맞는 개인화된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를 통해 주문과 결제를 이끌어내고 또 다시 리워드로 반복되어 고객을 락인하는 전략입니다. 그저 오프라인 결제를 모바일결제로 전환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를 축적하고 고객 개별로 관리함으로써 고객 충성도를 더 끌어올리는 선순환의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 Starbucks 플라이휠(출처 : Starbucks 홈페이지)


 Nike의 경우, D2C(Direct To Consumer)의 모델입니다. Nike는 2019년 391억 달러 (47조 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 중 32%의 매출이 D2C에서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주3) e커머스의 매출 역시 전년 대비 36%성장하였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Nike의 디지털 채널은 빛을 발하고 있는데 Nike 회원에게만 판매하는 선런칭과 독점상품 운영을 통해 고객의 인입을 강화하고 직영몰에서는 NCX(Nike Customer Experience)를 제공함으로써 고객관리를 해 나갑니다. 여기서 추가적인 가치상승이 오프라인 채널로 전파되는데, D2C 채널을 보유한 자신들의 파워로 오프라인에서도 Nike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선정하고 독점하여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것이 바로 그 예입니다. 이 뿐 아니라 Nike 런클럽과 트레이닝 클럽을 통해 고객의 일상을 파고들고 축적된 데이터를 제품 개발단에 반영하는 C2B(Customer To Business)로 연결합니다. 이에 기반하여 적절한 수요를 예측한 후 자신들의 D2C 채널에 판매하고 수익을 온전히 독점하는 플랫폼을 완성한 것이죠. Nike가 업종을 불문하고 다른 업계의 제조업체에게도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수많은 e커머스 플랫폼이라는 남의 등에 올라타서 빠르게 전진하는 e커머스의 확장도 매우 중요하나, 궁극적으로 고객의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며, 판매 단계에서 판관비를 온전히 탄력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D2C의 모델이 이런 코로나19라는 제3차 세계대전에 버금가는 위기에도 기업의 수익을 지킬 수 있는 최종적인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것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주3) 김보경,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 지속 성장하는 기업의 전략>,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2019년 41호


업의 본질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기업들의 공통된 모습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들의 본업을 강화하고 고객의 니즈에 다가가기 위해 IT를 활용한 것이지, IT-oriented되어 본질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가령, 뷰티기업인 Loreal은 IT 기술과 접목할 때 엔드유저의 뷰티에 대한 고민을 잊지 않은 점이고(제품 테스터 기반), 식음료 기업인 Starbucks는 주문 시 편리함과 고객의 니즈파악에 주력한 것, 그리고 고객의 일상에 파고들어 운동을 함께 하며 독점적 제품을 먼저 런칭하는 멤버쉽만의 혜택을 주었던 운동/스포츠용품 기업인 Nike의 모습은 단순히 홀로 전진하는 동떨어진 기술로써의 IT가 아닌, 업의 본질의 강화라는 한 방향으로 달려나가는 두바퀴의 모습을 보이며 디지털 전환을 해나갔다는 것입니다.

 디지털로의 전환은 수많은 기업들에게 기회도 주었지만 위기도 주었습니다. 과거 뛰어난 영업력을 통해 판매망을 잘 구축하고 그 파이프라인을 활용하여 경제적 해자를 쌓아올렸던 강력한 모델이 e커머스와 소셜미디어라는 새로운 모델의 채널이 등장함에 따라, 적응하지 못한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하는 사례들이 늘어난 것이 그 방증일 것입니다. 반면 위의 언급한 Loreal, Nike, 그리고 Starbucks와 같은 기업의 사례도 있습니다. 물론 세 기업 모두 하루 아침에 디지털로의 전환을 이뤄낸 것은 아닙니다. Loreal 역시 2010년 이래 1,600여 명의 디지털로 인력 채용과 조직 신설이라는, 거의 10년이라는 시간을 들였고, Starbucks는 2008년 하워드 슐츠가 경영에 복귀한 이후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관련하여 새롭게 인재들을 끌어모으며 10년 이상의 시간을 쏟아 부은 것이며 주4) , 마지막으로 Nike 역시 2010년 이후 Nike Digital Sport 사업부를 설립하고 주5) 전사적으로 추구한 끝에 2012년 D2C 판매비중이 전체 매출의 16%에 불과하였으나 2019년까지 CAGR 기준으로 해마다 20%씩 성장하며, 2019년에는 32%의 구성비에 다가설 수 있었던 것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한 이 기업들 역시 오랜 시간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고 많은 역량과 자원을 투입했고 한결 같은 방향으로 나아갔기에 고객에게 최적화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2020년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언택트의 시기에 현재의 위기를 다시금 위대한 기업으로 거듭날 기회임을 인식하고 업의 본질과 새로운 기술인 IT와의 결합이 지속된다면 또 다시 뛰어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우리의 일상에서의 변화로 매우 빠르게 다가오는 디지털과 뷰티업계의 과제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사우 여러분들 지속되는 코로나19 속에서 건강관리 잘하시며 따뜻한 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주4) [Biz Focus] 디지털혁신 묻거든 스타벅스 보게하라,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19/01/6883/
주5)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한 해외 사례 | 제조업 구조조정, 서비스업·SW 강화 GE·노키아·ING '선택과 집중' 대변신,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17/02/78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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