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지만 발견하면 반짝이는 것
나다운 아름다움으로 세상에 영감을 주는 사람들을 만나는 ‘뉴뷰티 아이콘’. 이번 주인공은 배우 최강희입니다. 드라마와 영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보여주던 아름다운 배우가 어느 날 동료의 집을 청소하는 모습으로 예능에 등장했을 때 세상은 그녀의 새로운 모습에 박수를 보냈지요 스스로를 돌볼 틈 없이 바쁘게 달려오던 그녀는 홀로서기에 도전하고 스스로 해내는 새로운 자신을 만나며 행복합니다. 조금 서투르더라도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며 아름다움의 가치를 발견해나가는 최강희의 뉴뷰티 스토리, 함께 들어볼게요.
‘뉴뷰티 아이콘’으로 함께 하게 되었어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뉴뷰티’라는 단어가 너무 좋아서 인터뷰가 기대됐어요. 오래 전에 어느 브랜드에서 저를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뽑아주셨는데 그때 참 좋더라고요. 아름다움이라는 건 그냥 예쁜 겉모습만으로 붙여지는 게 아니니까요. ‘새로운 아름다움’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 초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에 출연하셔서 동료의 집을 청소하는 모습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는데 어떠셨어요?
어느 순간 일하는 게 불편했어요. 연예인, 배우에 대한 세상의 틀이 있잖아요. 그 규격에 맞지 않았을 때 사람들이 실망하고, 그걸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이 무척 외로웠어요. 진짜 나는 누굴까, 어떤 사람인가 찾아보고 싶었어요. 더 이상 연기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회사도 정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까 고민했죠. 그렇게 진짜 잘 하는 거, 좋아하는 것들을 찾기 시작했어요. 어떤 면에서 쥐고 있던 걸 내려놓은 거죠. 이 시기를 정말 즐기고 있어요. 내려놓기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전 아무것도 아니었을 거예요. 고등학교 때 데뷔한 이후 늘 도와주는 분들이 옆에 있었는데, 그 사람들이 없으면 제가 아무 것도 못하더라고요. 하나씩 내 힘으로 해 나가면서 이제야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죠.
그 모습에 위로와 희망을 얻게 되었다는 분들이 많아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거 알고 있나요?
처음엔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어요. 개인적인 결정이었고 저한테 집중하기 위해 선택한 일이니까 대중의 반응은 생각 밖의 일이었죠. 전참시에 나가기 전에 유튜버 박위 씨의 채널 <위라클>에 출연을 했어요. 거기서 내려놓기까지, 그 이후의 제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놨죠. 그걸 보고 몇 년 동안 불면증으로 고생했는데 저의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잠을 푹 잤다는 분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참 뿌듯하더라고요. 그때 다짐했어요. 오랫동안 활동한 덕에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이왕 이렇게 된 거 하향평준화를 시켜보자고요.
하향평준화를 다짐했다니,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다짐이에요.
우리 사회는 같은 줄에 타고 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잖아요. 사람마다 체력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데 다 똑같이 높은 줄에 올라서죠. 위태롭잖아요. 한 사람이 내려놓는 게 누군가의 마음에 안정을 줄 수 있어요. 아래쪽에 튼튼한 그물 하나를 더 만드는 거죠. 편하게 해주고 싶었어요. 저는 연예인들하고 있다 보면 늘 외로움을 느꼈어요. 거기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요. 얼마 전에 <녹색광선>이라는 영화를 보며 마치 저와 같다고 느꼈어요. 주인공이 자신의 파트너를 찾아가는 과정을 일상을 통해 보여주는 영화인데요. 주인공이 어떤 무리에서는 대화가 통하지 않아 외톨이지만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는 쪽으로 가면 전혀 외롭지 않은 사람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꼭 1등만을 위한 세상이 아니더라도, 나와 가치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만한 세상을 만들고 싶었어요.
유튜브 채널명이 ‘나도 최강희’에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큰 뜻은 없어요. 그냥 누구나 너도 최강희다. 최강희도 하던데, 이것 만으로 마음이 좀 편해지면 좋겠다. 설거지 최강희도 하던데, 남의 집 청소 최강희도 하던데 이렇게 생각하면서요. 처음에 배우라는 직업을 내려놓으면서 제가 생각한 건 ‘오늘 하루를 살 수 있으면 된다’였어요. 죽을 것 같이 힘들지만 남들도 다 이렇게 산다, 많이 알지 않아도 된다, 내 하루를 내가 책임지면 된다고 생각하고 살았어요. 그러면 돼요. 남들과 다르게 비춰지면 어때요.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는다면 괜찮아요. 다 사랑스러워요.
유튜브 외에도 ‘최강희의 영화음악’ DJ로 활동 중이시죠. 얼마 전에는 아프리카도 다녀오셨다고요.
제가 환경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아시고 <세계는 지금>이라는 시사프로그램에서 연락이 왔어요. 온실가스 배출은 우리나라가 많이 하는데 아프리카에서 피해를 받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취재하러 가신다는데 너무 궁금해서 가겠다고 했어요. 제가 다녀온 곳이 아프리카의 모잠비크인데 그곳 분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건 가뭄이에요. 우물이 다 말랐고 실제로 먹을 게 하나도 없어요. 농사는 다 실패했어요. 밭도 강도 땅이 말라붙었고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던 곳을 다 걸어서 가요. 딱 하나 남은 우물을 사람과 동물이 같이 사용해요. 모잠비크는 온실가스 배출 10분의 1도 안 하는 나라예요. 저소득국가고 온실가스를 배출할만한 인프라도 거의 없는 나라에서 온갖 피해를 다 보고 있는 거예요. 불공평하죠. 하지만 저는 세상이 평등해야 한다고 외치는 것보다 불공평하다는 걸 인정하는 게 좋아요. 그걸 인정하고 불공평 안에서 서로 사랑하는 게 제가 꿈꾸는 세상이에요.
그렇다면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최강희 만의 방법이 있을까요?
제가 오래 전에 만든 지갑을 보여드릴게요. 지갑 속에 지폐를 넣을 수 있는 세 종류의 지갑이 또 들어있어요. 신을 위해, 나를 위해, 다른 사람을 위해 쓰는 돈을 각각 넣도록 해 놓은 지갑인데요. 요즘 지폐를 쓰지 않으니까 사용하지 않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아프리카에 다녀오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다시 꺼냈죠. 인터넷으로 어린이용 가짜 돈도 주문했어요. 만약 오늘 일회용품을 쓰지 않았다면 아낀 만큼 이 가짜돈으로 지갑을 채우는 거예요. 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이동했다면 교통비만큼 넣고요. 이렇게 내가 환경을 실천할 때마다 가짜 돈을 채운 다음에 정기적으로 정산을 하는 거죠. 뭐든 재미있어야 오래 해요. 그리고 나를 위한 지갑도 있으니까 한번씩은 나에게 칭찬의 의미로 사고 싶은 걸 사는 기회도 주고요. 다른 이를 위한 지갑에 차곡차곡 모이면 기후위기로 고통받고 있는 친구들을 돕는데 사용하고요. 헌금도 이렇게 채워서 내고. 보람이 눈으로 보이니까 더 잘 실천하게 되지 않을까요?
직접 촬영한 지갑 이미지
생각이 정말 남다른 것 같아요. 혹시 최강희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무엇인가요?
아름다움은 향기가 나야 해요. 그냥 예쁘기만 한 건 아름다울 수 없죠. 저는 선한 마음과 우아한 태도가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본 아름다움을 느낀 분은 유튜브 촬영하면서 만난 환경미화원분이었는데요. 그분의 눈빛, 말투, 행동 모든 것이 기품 있고 따뜻했어요. 정말 아름다운 분이라고 느꼈죠. 또 모잠비크에서 만난 소녀, 하나 남은 우물가에서 물을 긷던 소녀가 우리 카메라를 보고 살짝 미소를 지어줬는데 그게 너무 아름다웠어요.
아름다움을 너머 최강희가 생각하는 나다운 아름다움, 뉴뷰티는 뭘까요?
세상은 계속 변하잖아요. 그거 아세요? 요즘 다시 옛날 아저씨들처럼 양말을 올려 신는대요. 지난 세대 사람들이 질색하던 패션이죠. 이렇게 혐오와 동경이 한 세대를 뛰어 넘어서 나타난대요. 피아노의 검은 건반과 흰건반처럼요. 가까운 건 별로라고 하고 새로운 걸 좋아하는데 그 새로운 게 결국 내 위의 윗세대들이 좋아한 거죠. 사전적인 의미로 생각해보면 이렇게 계속해서 질리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게 뉴뷰티 같지만 진짜 뉴뷰티는 보이지 않는 게 아닐까 싶어요. 보이지 않지만 발견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서로를 알아봐주면 반짝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지금 저의 모습을 보고 편안히 잠을 이루게 됐지만 또 누군가는 완전히 다르게 보기도 하겠죠. 하지만 볼 줄 아는 사람들이 있을 거고 그거면 된 거 같아요. 환한 대낮에는 별이 보이지 않잖아요. 어둠 속에 별처럼 빛나는 것 그게 나다운 아름다움이 아닐까 싶어요.
마지막으로 각자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싶은 분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려요.
자기 자신에게 관대해지세요. 오은영 박사님이 아이들에게 하듯이! 나의 못남을 미워하지 말고 사랑스럽다고 해주고, 비위도 맞춰주고요. 제가 콤플렉스를 인정하면서 행복하고 자유로워졌거든요. 여러분도 그렇게 새로운 아름다움에 다다르길 바랍니다.
‘뉴뷰티 아이콘’에서는 세상에 영감을 주는 사람을 만나, 각자의 삶에서 발견한 ‘나다운 아름다움’에 대해 들어봅니다.
콘텐츠 제작 가야미디어
기획 총괄 아모레퍼시픽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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